[그린오션으로 가자] (4) 독자기술확보ㆍ4세대 원전 개발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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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확대를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는 사용후 핵연료(고준위 폐기물) 문제다. 저준위 폐기물 처리장은 우여곡절 끝에 경주로 부지가 선정돼 건설이 시작됐지만 고준위 폐기물 처리장은 워낙 민감한 문제라 아직 손도 못 대고 있다.
사용후 연료란 원자로 연료로 사용한 핵연료 물질을 뜻한다. 국내에선 연간 약 700t이 발생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원자력발전소별로 임시저장시설에 저장해 왔다. 임시저장시설을 늘리더라도 2016년이면 포화상태에 이른다. 지식경제부는 이달 중 국가에너지위원회 갈등관리전문위를 열어 사용후 연료에 대한 공론화를 시작,2009년 말까지 중간저장 기준과 방식을 확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용후 연료 처리 방법은 직접처분,재처리,중간저장의 세 가지 방법이 있다. 국내 재처리는 1991년 한반도 비핵화 선언과 한ㆍ미원자력협정으로 사실상 불가능하다. 국외 재처리도 미국 동의 없이는 추진할 수 없다. 직접처분도 방사성 저감기술을 개발 중이어서 당장은 힘들다. 결국 중간저장 용지를 선정해 저장하면서 사용후 연료를 처리할 수 있는 4세대 원전이 개발되기를 기다리거나 한ㆍ미 원자력 협정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미국 한국 등 10개국은 파이로 프로세싱을 통해 재처리한 연료를 사용하는 4세대 원전(GEN4)인 '고속증식로'를 개발 중이다. 파이로 프로세싱에서는 우라늄 활용도가 현재보다 100배나 높아진다. 반면 폐연료봉의 부피는 20분의 1,방사성 독성은 1000분의 1로 줄어든다. 따라서 고준위 폐기물 처분장 규모도 지금의 100분의 1 수준으로 감소된다. 파이로 프로세싱은 이론적ㆍ기술적으로는 검증이 모두 끝난 상태여서 2030년께엔 실증이 완료될 전망이다. 문제는 수조원의 투자비용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기존의 3세대 원전 수출과 관련해서는 대부분의 국가들이 기술 이전을 요구하고 있어 원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시급하다. 정부는 현재 원천 기술과 차세대 원전을 개발하기 위해 진행 중인 '뉴테크(NuTech) 2015 계획'을 앞당겨 기술자립을 2012년까지 끝내고 2022년부터 상용화하기로 결정했다.
글로벌 원전 업체들의 대형화,통합화 추세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GE와 일본의 히타치는 합작회사를 세워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고 있다. 미쓰비시는 소형부터 대형까지 모든 규모의 원전을 개발해 지배우위를 선점했다.
전문가들은 원전 산업계의 합종연횡을 감안할 때 한국은 독자적인 수출역량을 확보할 때까지 세계적인 기업과 협력해 동반 진출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경북대 허증수 교수는 "사용후 연료 문제와 원전 수출은 국력과 밀접하게 연결되는 국가적 사업이기 때문에 큰 그림의 전략이 필요하다"며 "근본적으로는 원천기술 확보와 함께 2014년께 개정될 예정인 한ㆍ미원자력협정에서 일본 수준의 핵폐기물 재처리가 가능해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
사용후 연료란 원자로 연료로 사용한 핵연료 물질을 뜻한다. 국내에선 연간 약 700t이 발생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원자력발전소별로 임시저장시설에 저장해 왔다. 임시저장시설을 늘리더라도 2016년이면 포화상태에 이른다. 지식경제부는 이달 중 국가에너지위원회 갈등관리전문위를 열어 사용후 연료에 대한 공론화를 시작,2009년 말까지 중간저장 기준과 방식을 확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용후 연료 처리 방법은 직접처분,재처리,중간저장의 세 가지 방법이 있다. 국내 재처리는 1991년 한반도 비핵화 선언과 한ㆍ미원자력협정으로 사실상 불가능하다. 국외 재처리도 미국 동의 없이는 추진할 수 없다. 직접처분도 방사성 저감기술을 개발 중이어서 당장은 힘들다. 결국 중간저장 용지를 선정해 저장하면서 사용후 연료를 처리할 수 있는 4세대 원전이 개발되기를 기다리거나 한ㆍ미 원자력 협정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미국 한국 등 10개국은 파이로 프로세싱을 통해 재처리한 연료를 사용하는 4세대 원전(GEN4)인 '고속증식로'를 개발 중이다. 파이로 프로세싱에서는 우라늄 활용도가 현재보다 100배나 높아진다. 반면 폐연료봉의 부피는 20분의 1,방사성 독성은 1000분의 1로 줄어든다. 따라서 고준위 폐기물 처분장 규모도 지금의 100분의 1 수준으로 감소된다. 파이로 프로세싱은 이론적ㆍ기술적으로는 검증이 모두 끝난 상태여서 2030년께엔 실증이 완료될 전망이다. 문제는 수조원의 투자비용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기존의 3세대 원전 수출과 관련해서는 대부분의 국가들이 기술 이전을 요구하고 있어 원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시급하다. 정부는 현재 원천 기술과 차세대 원전을 개발하기 위해 진행 중인 '뉴테크(NuTech) 2015 계획'을 앞당겨 기술자립을 2012년까지 끝내고 2022년부터 상용화하기로 결정했다.
글로벌 원전 업체들의 대형화,통합화 추세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GE와 일본의 히타치는 합작회사를 세워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고 있다. 미쓰비시는 소형부터 대형까지 모든 규모의 원전을 개발해 지배우위를 선점했다.
전문가들은 원전 산업계의 합종연횡을 감안할 때 한국은 독자적인 수출역량을 확보할 때까지 세계적인 기업과 협력해 동반 진출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경북대 허증수 교수는 "사용후 연료 문제와 원전 수출은 국력과 밀접하게 연결되는 국가적 사업이기 때문에 큰 그림의 전략이 필요하다"며 "근본적으로는 원천기술 확보와 함께 2014년께 개정될 예정인 한ㆍ미원자력협정에서 일본 수준의 핵폐기물 재처리가 가능해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