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노리는 투자는 신앙에 어긋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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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확천금을 노리고 투자하면 성경의 가르침에 위배되지 않을까. 값비싼 미술품을 사거나 공연을 보는 것은 지적 사치인가,문화적 욕구의 표출인가. 백년대계인 교육이 흔들리고 있는데 내 아이에게도 사교육을 시켜야 할까.
신앙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민해봤을 법한 의문들이다. 재테크의 경우 투기와 투자의 경계선이 어디인지 가늠하기 어렵고,유일신을 믿으면서 다른 종교를 인정해야 할지 판단하기도 쉽지 않다.
이런 의문에 대한 답을 구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학자와 전문직 종사자들로 이뤄진 가톨릭 지식인 모임 명례방포럼(대표 신정환 한국외국어대 교수)이 오는 24일부터 개설하는 '열린 사회를 위한 가톨릭 문화강좌'다.
11월26일까지 매주 수요일 저녁 7시30분 서울 역삼동성당에서 10차례 열리는 이번 강좌에는 심리학·미술·경제학·공연예술·종교학·사회과학·언론학·신학 등 다양한 분야의 학자와 전문가들이 강사로 나서 민감한 주제들에 대한 해법을 모색한다.
첫 강의를 맡은 황상민 연세대 교수(심리학)는 '무한도전''1박2일'과 같은 텔레비전의 오락프로그램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를 분석하면서 미디어의 순기능과 역기능에 대해 얘기한다. 또 김현화 숙명여대 교수는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만화 같은 그림 '행복한 눈물'이 어떻게 200억원이나 될 수 있는지,기업이나 부자들이 미술품에 왜 투자하는지 등의 이야기를 통해 미술의 가치와 경제적 의의를 살펴본다.
이지순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재테크를 둘러싼 신앙인의 고민과 갈등에 주목한다. 돈을 버는 것이 하느님의 뜻에 맞는 것인지,열심히 벌어서 나와 내 가족을 위해 쓰는 게 하느님 뜻에 어긋나는 것인지 등을 이야기할 예정.또 박명숙 경희대 교수는 무용·오페라·연극·뮤지컬·팝페라·댄스컬 등 다양한 공연예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때에 값비싼 공연을 즐기는 것이 지적 사치인지,문화적 욕구의 표출인지를 실마리로 삼아 공연예술의 흐름과 감상·식별법을 들려준다.
뉴에이지·단전호흡·마음수련 등 새로운 영성적 흐름에 대해 취해야 할 태도(송용민 신부·인천가톨릭대 교수),성과 속의 갈림길에 선 종교의 21세기 대안(오강남 캐나다 리자이나대학 교수),위기에 빠진 교육을 살리는 길(권길중 전 영등포고 교장),언론과 정치권력의 애증관계(최경진 대구가톨릭대 교수),실용주의와 한국 사회(조효제 성공회대 교수) 등도 조명한다.
명례방포럼 지도신부를 맡고 있는 조군호 신부(역삼동성당)는 "사회를 움직이는 축이 정치·종교에서 언론·의료·스포츠·연예 등으로 다양화된 만큼 각 영역 간의 소통을 위해선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며 특히 종교와 문화의 소통은 더욱 중요하다"고 강좌 개설 이유를 설명했다. 비신자도 접수할 수 있으며 수강료는 20만원(청년 15만원)이다.
(02)568-5454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