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中企 상용화 필름스피커, 日하이브리드카에 장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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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중소기업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0.08㎜ 두께의 박막 필름스피커가 일본 하이브리드카에 장착된다.
필름스피커 전문업체인 필스(대표 이동수)는 최근 일본 3대 자동차 메이커 중 하나인 A사와 계약을 체결, 이 회사의 전략제품인 초경량 하이브리드카용 필름스피커를 공동개발키로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일본 자동차 회사가 국내 중소기업과 부품공동개발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동수 대표는 "우선 내비게이션용 스피커를 개발한 뒤 기술 난이도가 높은 유리창스피커 등 응용분야로 확대키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A사는 필스의 필름스피커가 기존 일반 스피커보다 전기효율이 30% 이상 우수한데다,무게와 두께도 최대 100분의 1로 줄일 수 있는 등 경량 하이브리드카 부품소재로서 최적의 특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필스는 오는 12월까지 시제품을 제작해 A사와 공동시연회를 가진 뒤 이르면 내년 3월부터 양산 및 공급에 들어갈 계획이다. 회사 측은 연간 최대 200만세트,50억여 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필름스피커는 2002년 필스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상용화한 국산제품으로, 상온에서 PVDF(이소불화비닐)필름 표면을 친수성으로 바꿔 전기를 흘려주면 필름이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며 공기를 진동시키는 원리를 통해 소리를 낸다. 일반 스피커와 음질이 비슷하면서도 사진이나 그림을 인쇄할 수 있고, 찢거나 구멍을 뚫어도 소리가 정상 재생된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얇고 가볍다는 특성이 부각되면서 휴대폰, MP3, 벽걸이TV 등 슬림형 가전제품 스피커용으로 관심을 모아왔다. 하지만 값이 비싸고 음역대가 좁다는 등의 이유로 그간 시장 확대가 빠르게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이 대표는 "지난 5년간 플라즈마 코팅기술과 필름소재 개선을 통해 음역대를 일반스피커 수준으로 넓히고 양산공법도 2단계로 단순화해왔다"며 "필름 핵심소재 일부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 원가를 낮춰 데스크톱 PC용 소형스피커의 경우 가격을 종전의 3분의 1 수준인 1만원대로 끌어내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필스는 글로벌 회사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을 계기로 자외선차단이나 도청방지 등 다른 기능을 갖춘 유리창스피커와 각종 센서 등에 쓰이는 고부가 필름 제품을 추가로 선보이기로 했다. 회사는 이를 통해 지난해 53억원에 그쳤던 매출을 3년 안에 1000억원대 이상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