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환 <울산지방경찰청 경비교통과장>

울산은 1인당 소득이 4만달러에 달하는 세계적 산업도시다. 하지만 도심내 만성적인 교통정체와 대형 교통사고가 이런 도시 위상을 떨어뜨리고 있다. 지난해 울산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를 보면 보행자 교통사고가 963건으로 전체 교통사고(4639건)의 20.8%를 차지한다. 이는 선진국의 10%대보다 두 배나 높은 것이다. 더욱이 전체 사망자 103명의 절반가량은 보행중에 사망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해준다.

울산지방경찰청이 교통사고 사상자를 10% 줄이고 도심주행속도를 시속 10㎞ 향상시킨다는 목표,이른바 '10ㆍ10정책'을 수립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세계적 수준에 걸맞은 교통문화를 조성해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만들겠다는 취지에서다.

이를 위해 울산지방경찰청은 500여명의 교통모니터 요원을 모집해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폭넓게 수렴했고 매일 출퇴근 시간대에 교통정체 및 사고가 예상되는 100여 개 지점에 교통경찰을 집중 배치했다. 이를 통해 교통흐름을 방해하는 끼어들기,교차로 꼬리물기,불법 주ㆍ정차 행위,보행자 무단횡단 등을 단속,계도했는데 이것이 도심 교통사고를 예방하는데 적지않은 효과를 발휘했다.

또 유흥가 주변에서 시작되는 음주운전 행위와 음주 보행자의 무단 횡단,이륜차의 무질서 행위,대형화물차의 난폭운전 행위에 적극 대처하는 현장 중심의 치안활동도 전개했다. 도심내 상습 정체가 계속되고 있는 남구 무거동 신복로터리와 경주 경계지점 등에 대해서는 울산시 등 자치단체와 공동으로 구조적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울산경찰은 '10ㆍ10정책'을 통해 적은 교통인력이라도 효과적으로 배치 활용하면 두세 배 이상의 놀라운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울산시민들이 교통안전 문제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준다면 세계에서 가장 잘 살고 안전한 산업경제 도시 울산 건설은 시간문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