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여간첩 원정화씨(34ㆍ여)는 첫 공판에서 눈물을 흘리며 참회했다.

원 피고인은 10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공판에서 재판부의 인정신문이 시작되자 조용히 눈물을 흘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예" 또는 "맞습니다"로 답변했다.

원 피고인은 옅은 녹색 수의를 입고 있었다. 긴 생머리를 뒤로 넘겨 하나로 묶었고 취재진의 촬영을 의식한 듯 검은색 모자와 흰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다.

원 피고인은 고개를 숙인 채 신분을 확인하는 재판장 수원지법 형사11부 신용석 부장판사의 질문에 작고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의 이름과 생년월일,거주지를 답했다. 화장기 하나 없는 얼굴은 긴장되고 다소 초췌해 보였다.

이어 재판장이 "공소장을 받아봤느냐.공소사실이 맞느냐"고 묻자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로 "예"라고 짧게 말했다. 또 "공판에 앞서 전향서를 제출했는데 본인 의사에 따라 제출했느냐"고 묻자 역시 "예"라고만 답했다.

원 피고인가 지난 9일 제출한 A4용지 3장 분량의 전향서에는 "북한에서 태어난 것이 죄"라며 "이제 일곱 살배기 딸밖에 남지 않았다. 다시 살아갈 기회를 주신다면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에서 평생 참회하며 살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