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김쌍수 한국전력 사장이 첫 기자간담회에서 전기요금 인상의 필요성만을 누차 강조했다. '혁신전도사'라는 별명에 걸맞게 한전의 구조개혁을 통해 전기 원가를 낮추는 데 주력할 것이라던 국민의 기대와는 다른 것이어서 주목된다.

김 사장은 10일 과천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작년부터 지금까지 가스나 유가가 50,100% 올랐는데 아직도 (전기요금이) 동결돼 심각하다"면서 "가만 두면 올해 경상적자가 1조9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콩값 올라가면 두부값 오르고 밀가루값 오르면 라면값도 오르는데…"라며 전기요금 원가 연동제를 추진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일본은 원유나 가스값이 5% 범위에서 변동하면 3개월마다 전기요금을 조정하고 있다"면서 "선진국처럼 연료비 가격 변동을 반영해 조정하는 연동제를 위한 정책용역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에너지소비의 왜곡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도 전기요금 연동제와 누진제 등 요금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요금체계가 오래 전부터 유지됐는데 그동안 환경이 바뀐것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혁신을 해도 성과는 3~5년이 지나야 나오기 때문에 단기 성과에 급급해 투자를 줄이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