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운용 '물가→경기' 선회論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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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경기 회복의 최대 걸림돌이던 국제 유가가 100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물가 안정'이란 정책 목표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시중 통화량 증가세도 3개월 연속 둔화돼 인플레 기대심리도 약화되고 있다. 하지만 고용과 소비심리는 갈수록 위축되면서 경기 침체 기조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정책의 무게중심을 '물가 안정'에서 '경기 부양'으로 옮겨야 한다는 지적이다.
◆물가 상승 요인은 줄어들고
최근 물가가 안정세로 돌아서고 있는 것은 국제 유가 덕분이다. 한때 150달러에 육박했던 국제 유가(중동산 두바이유 기준)는 지난 7월부터 서서히 하락해 이날 배럴당 98.95달러까지 떨어졌다. 유가가 하락하면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를 넘을 것이란 당초 예상과 달리 5.6%(전년 동월 대비)를 기록했다. 생산자물가 상승률도 점진적인 유가 하락에 힘입어 7월 12.5%에서 지난달에는 12.3%로 상승세가 둔화됐다.
시중 통화량 증가세도 둔화되는 추세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7월 중 통화 및 유동성 지표 동향'에 따르면 결제성 예금,현금통화,2년 미만 정기 예.적금 등으로 구성된 광의통화(M2)는 작년 같은 달보다 14.8% 증가했다. 3개월 연속 증가세가 둔화된 것이다. 한은은 8월 M2 증가율도 14% 중반으로 추정했다. 시중에 유통되는 돈이 그만큼 줄어들어 물가상승 압박이 덜 할 것이란 얘기다.
◆경기 침체 기조는 여전
반면 고용 악화와 소비 위축 등 경기 침체를 알리는 '위기신호'는 여전히 깜박이고 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361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5만9000명 증가하는 데 그쳐 6개월째 20만명을 밑돌았다.
7월 신규 취업자 증가(15만3000명)에 비해서는 다소 개선된 것이지만 정부 목표치(20만명)에는 여전히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실업률은 3.1%로 작년 같은 기간과 같았지만 청년 실업률은 0.4%포인트 상승한 7.1%로 집계됐다. 특히 청년층(15~29세) 실업자는 전달 33만4000명에 이어 8월에도 31만1000명에 달했다.
◆정책 '경기 부양'으로 가나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그동안 유가 급등으로 물가 안정이 최우선 정책 목표였지만 3개월 후에는 물가 상승률은 둔화되고 내수경기 침체는 가속화되는 상황을 맞을 것"이라며 "물가가 연말께 4%대로 내려갈 것으로 보이는 만큼 경기 부양에 정책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권 실장은 "단기적으로 물가를 부추길 수 있는 금리 인하보다는 재정부문 투자를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도 "지금 경기 하강 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경기 부양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물가 상승 요인은 줄어들고
최근 물가가 안정세로 돌아서고 있는 것은 국제 유가 덕분이다. 한때 150달러에 육박했던 국제 유가(중동산 두바이유 기준)는 지난 7월부터 서서히 하락해 이날 배럴당 98.95달러까지 떨어졌다. 유가가 하락하면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를 넘을 것이란 당초 예상과 달리 5.6%(전년 동월 대비)를 기록했다. 생산자물가 상승률도 점진적인 유가 하락에 힘입어 7월 12.5%에서 지난달에는 12.3%로 상승세가 둔화됐다.
시중 통화량 증가세도 둔화되는 추세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7월 중 통화 및 유동성 지표 동향'에 따르면 결제성 예금,현금통화,2년 미만 정기 예.적금 등으로 구성된 광의통화(M2)는 작년 같은 달보다 14.8% 증가했다. 3개월 연속 증가세가 둔화된 것이다. 한은은 8월 M2 증가율도 14% 중반으로 추정했다. 시중에 유통되는 돈이 그만큼 줄어들어 물가상승 압박이 덜 할 것이란 얘기다.
◆경기 침체 기조는 여전
반면 고용 악화와 소비 위축 등 경기 침체를 알리는 '위기신호'는 여전히 깜박이고 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361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5만9000명 증가하는 데 그쳐 6개월째 20만명을 밑돌았다.
7월 신규 취업자 증가(15만3000명)에 비해서는 다소 개선된 것이지만 정부 목표치(20만명)에는 여전히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실업률은 3.1%로 작년 같은 기간과 같았지만 청년 실업률은 0.4%포인트 상승한 7.1%로 집계됐다. 특히 청년층(15~29세) 실업자는 전달 33만4000명에 이어 8월에도 31만1000명에 달했다.
◆정책 '경기 부양'으로 가나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그동안 유가 급등으로 물가 안정이 최우선 정책 목표였지만 3개월 후에는 물가 상승률은 둔화되고 내수경기 침체는 가속화되는 상황을 맞을 것"이라며 "물가가 연말께 4%대로 내려갈 것으로 보이는 만큼 경기 부양에 정책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권 실장은 "단기적으로 물가를 부추길 수 있는 금리 인하보다는 재정부문 투자를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도 "지금 경기 하강 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경기 부양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