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뇌졸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그의 건강상태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그동안 당뇨병과 심근경색 등의 질환을 앓아왔던 점에서 이에 따른 합병증으로 뇌졸중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뇌졸중은 혈관 속을 떠돌아다니던 혈전(피찌꺼기)이 뇌혈관의 흐름을 막아 생기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뇌일혈)로 나뉘는데 고지혈증 비만 당뇨병 심장병을 앓는 사람은 뇌경색일 확률이 훨씬 높다. 캐비어 등 기름진 음식을 즐겨먹고 운동할 기회가 별로 없는 김 위원장은 끈끈해진 혈액이 심장관상동맥(심근경색) 하지말초동맥혈관(당뇨병)을 막은 데 이어 뇌혈관(뇌경색)에 문제를 초래하기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이 치명적 뇌졸중을 앓고 있지 않았더라도 일단 발병했다면 그 후유증은 오래 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다만 뇌혈관이 일시적으로 막혔다 재개통되는 '일과성 뇌허혈 발작'이라면 충분히 회복돼 지난 9일 정권 창건 60주년 행사에 나올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의 건강상태는 결국 뇌경색 부위와 범위가 어떠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울산대 서울아산병원 김종성 신경과 교수는 "뇌동맥은 중ㆍ전ㆍ후 대뇌동맥 순으로,막힌 부위가 넓을수록 언어마비 거동장애 의식장애 등이 심하게 오게 돼 있다"며 "만약 중대뇌 동맥이 막혀 인접 대뇌조직이 광범위하게 괴사했다면 통치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