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1.최근 한 대기업 신입사원 공채에 응시했던 서울 상위권 대학 경제학과 출신 윤모씨(28)는 서류전형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4점대 학점과 토익 945점으로 서류전형 통과는 무난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터라 충격을 받았다. 윤씨는 컴퓨터에 저장해둔 자기소개서를 다시 읽어본 순간 어디가 잘못됐는지 알게 됐다. 과거에 사용했던 자기소개서를 고쳐 쓰면서 이전에 지원한 회사 이름을 그대로 남겨 뒀던 것이다. 윤씨는 "자기소개서를 여러 번 확인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다"고 말했다.


사례2.올 2월 지방대를 졸업한 권 모씨(29)는 한 금융회사로부터 합격 통보서를 받았다. 권씨는 "무엇보다 자기소개서 작성에 공을 많이 들였다"며 "학벌,외국어 등에서 남들보다 뛰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최대한 나를 알릴 수 있는 것을 자기소개서에 담으려 노력했다"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서류를 낸 곳만 200여곳이 넘는다"며 "처음에는 대충 원서를 썼지만 자기소개서의 중요성을 선배들을 통해 들은 뒤부터 최대한 구체적으로 나만의 장점을 부각시키려 노력했고 그것이 합격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털어놨다.

왜 입사하려 하는지…나를 왜 뽑아야 하나

자기만의 주장과 논리에 힘을 실어라

기업들이 신입사원 공채에 학점 제한을 없애고,공인 외국어 성적도 요구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입사 지원 때 자기소개서가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신현종 LG디스플레이 인재개발팀장은 "자기소개서를 통해 회사에 대한 열정을 살펴볼 수 있기 때문에 지원서를 쓸 때에는 자신이 해당 회사에 입사해야 하는 명확한 이유를 확실히 밝혀 주는 것이 좋다"며 "입사 후에는 어떤 비전을 갖고 어떻게 이를 실행시키며 전문가로 성장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진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신 팀장은 "한두 줄로 성의 없이 작성하거나 검증이 불가능한 학업 이외의 활동,예를 들면 동아리 사회봉사 취미 등에 대한 지나친 언급은 자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LG전자의 이동진 채용담당 부장은 "자신이 왜 그 회사에 입사하고자 하는지，그리고 왜 그 회사는 자신을 뽑아야 하는지에 대해 사례를 들며 논리적으로 기술한 자기소개서가 잘된 경우"라며 "다른 사람의 자기소개서를 복사해서 천편일률적인 내용을 담거나 일방적으로 자기의 주장만을 펼치면 평가자의 눈길을 끌 수 없다"고 말했다.

자기소개서 작성 시 지원 직무에 대한 관심과 열의를 보여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취업 사이트 인크루트가 210개 회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자기소개서 가운데 점수 비중이 가장 높은 항목은 '지원동기'(26.7%,56개사)였다. 다음으로는 '사회생활 및 경력사항'(24.3%,51개사)，'성격의 장·단점'(15.2%,32개사)，'직업관'(9%,19개사) 등이 뒤를 이었다.

기업이 지원자의 자기소개서를 검토하는 시간은 '1분 이내'가 82개사(39%)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1~2분'이 44개사(21%),'2~3분'은 35개사(16.7%) 등이었다.

인크루트 관계자는 "수많은 자기소개서를 읽는 채용 담당자의 눈에 띄기 위해서는 자기소개서를 쓸 때 2분 내에 그 회사에 맞는 인재임을 각인시킬 수 있도록 내용을 구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장미향 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