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 실력,학점 등이 우수하고 경험도 많은데도 서류전형에서 탈락했다면 자기소개서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채용 전문기업 담당자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잘못된 자기소개서들의 예를 살펴보자.
◆감정 '오버'나 소설은 금물
감정에 휩쓸린 자기소개서는 인사 담당자에게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예를 들어 "비록 제가 능력은 부족하지만 같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다면 저의 숙명이라고 여기고 어떠한 일이라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와 같은 표현은 의욕이 지나친 나머지 신뢰감을 줄 수 없는 경우다. 자기소개서를 소설로 착각해서도 안 된다. 보는 사람의 호기심을 자극한답시고 핵심 내용을 돌려서 설명하거나 군데군데 숨겨두는 지원자들이 있다. 하지만 인사 담당자는 수많은 자기소개서를 읽느라 바쁜 사람들이다. 자기소개서의 첫머리에 핵심 내용을 적어 주는 것이 좋다.
진부한 내용도 피해야 한다. "○○년 한국고등학교를 졸업하고,동년 한국대학교 영문과를 입학하였습니다. ○○년부터 ○○년까지 강원도 양구에서 군복무를 수행하였으며…"와 같은 표현은 마치 초등학교 수준의 글을 읽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자기소개서는 자신의 경력을 요약한 자료집이 아니라 왜 자기가 일을 해야 하는지를 설득하는 글이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
◆작은 실수도 피하라
친필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는 글을 보기 좋게 쓰는 것도 중요하다. 줄이 삐뚤어지면 성의가 없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좋은 내용을 쓰는 것 못지않게 겉포장과 디자인에도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는 얘기다.
온라인으로 지원하다 보면 이전에 작성한 이력서를 계속 사용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럴 경우 꼭 다시 한번 꼼꼼히 확인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이전에 적혀 있던 회사 이름을 그대로 남겨두는 실수를 저지르는 사례 등이 매우 많기 때문이다. 이런 자기소개서는 아무리 내용이 좋더라도 성의가 없다고 생각될 수밖에 없다.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도 중요하다. 지극히 어려운 맞춤법이라면 몰라도 자주 쓰는 낱말을 잘못 쓰면 응시자의 기본적인 언어 실력을 의심받게 된다.
◆무차별 난사형도 기피 대상
신입사원 지원자들은 대개 굵직한 경력이 없기 때문에 수상경력이나 아르바이트 경험 등을 무차별적으로 자기소개서에 쏟아내곤 한다. 하지만 이 같은 자기소개서는 인사 담당자의 머리만 아프게 할 뿐이다. 모두 버리기엔 아까운 경력이라고 생각한다면 지원 직종과 직접적으로 관계되는 사항을 먼저 말하고 나머지는 뒤에서 간단히 설명하는 게 좋다.
가문 자랑형도 보기 좋지 않다. 이 같은 글의 특징은 "우리 할아버지는…"으로 시작,가문의 자랑을 줄줄이 늘어놓는 형으로 자기소개서인지 가문소개서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 때로는 인터넷 상에서나 쓰는 '이모티콘' 등을 자기소개서에 쓰는 경우도 있는데 자기소개서는 개인 블로그가 아니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 채용 전문업체 스카우트 관계자는 "입사지원서에 채팅 용어를 쓰거나 사진을 왜곡하면 감점 요인이 되기 때문에 꼼꼼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장미향 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