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취업 기상도는 기업 규모별로 차이가 난다. 대기업은 대체로 '맑음'이다. 지난해 하반기보다 채용 인원을 늘려 잡은 곳이 많다. 업종별로는 통신과 금융 쪽이 양호하다. 반면 중소기업은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선발 인원을 줄인 곳이 적지 않다.

취업 관련 포털 사이트인 인크루트가 조사한 결과 대기업의 하반기 채용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2.7% 늘어날 전망이다. 그룹에서 한꺼번에 채용한 뒤 계열사별로 발령을 내는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은 대졸 신입사원으로 2500명을 뽑는다. 채용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LG그룹은 작년 하반기보다 71.4% 늘어난 2400명을 선발한다. 계열사별로는 LG전자가 1000명으로 가장 많다. 이미 채용을 시작한 SK그룹은 대졸 신입·경력 사원을 730명가량 뽑을 계획이다. 한화그룹은 작년 하반기보다 50% 증가한 900명의 대졸 사원을 선발한다. 입사 지원서는 이달 25일까지 인터넷을 통해 접수한다. 현대중공업(850명) STX그룹(750명) 두산그룹(600명) GS그룹(650명) 등도 일제히 인재 확보 전쟁에 돌입한다.

은행들은 올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대폭 늘린다. 국민 우리 신한 하나 등 국내 주요 은행들의 대졸 정규직 채용 규모는 1200~1300명에 이를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200명을 신입사원으로 받아들인다. 상반기 공채사원(205명)을 합하면 올해 신입사원 채용 규모는 총 405명으로 작년(170명)의 두 배를 웃돈다. 신한은행은 하반기 150여명을 채용한다. 올해 모두 600명에 가까운 신입 행원을 선발하는 셈이다. 작년(230명)보다 대폭 늘어난 규모다. 농협도 작년 하반기보다 25% 늘어난 1100명을 신규 채용한다.

IPTV 상용화 서비스를 앞두고 통신업체들도 올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확대한다. KT SK텔레콤 LG데이콤 LG파워콤 등 유·무선통신 업체들은 작년보다 150명가량 늘어난 총 540명으로 정했다.

덩치 큰 기업들과 달리 중소기업의 취업 기상도는 먹구름이다. 인크루트 조사에 따르면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의 하반기 채용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8%와 36.0% 감소할 전망이다. 올해 기업당 채용 인원도 대기업은 작년 117명에서 올해 139명으로 늘어나지만 중견기업은 29명에서 26명으로,중소기업은 25명에서 13명으로 각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업종별로도 명암이 엇갈린다. 석유화학 정보통신 금융 식음료 업종은 작년보다 채용 인원이 늘어나는 반면 고유가와 내수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물류 자동차 건설 등의 채용 전망은 밝지 않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