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길은 있다] 창조ㆍ도전하는 자… 당신이 바로 1등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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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독어 영어 3개국어 능통+해외 MBA.' 모두 부러워할 만한 화려한 이력이지만 강모씨(34)는 수년째 매번 면접에서 쓴잔을 마신다. 고민 끝에 회사에 전화를 걸어 이유를 물었지만 "우리 회사가 바라는 인재상이 아니었다"는 말만을 들었다. 강씨는 "나보다도 학점이나 학벌과 같은 소위 '스펙'이 낮은 사람들도 철컥 대기업 입사에 성공하는데 왜 취업이 잘 안 되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학점,토익 성적표,제2 외국어 능력… 모든 것을 갖췄다고 생각해도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지원하는 회사가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 알지 못한다면 '총' 없이 전쟁터에 뛰어든 것이나 마찬가지다. 하반기 취업전쟁 백전백승(百戰百勝)을 위해 주요 기업들의 인재상을 꼼꼼히 파악해보자.
◆삼성,'창조적 인재'
고(故) 이병철 삼성 선대회장은 생전에 자택 거실에 신입사원 교육 일정을 걸어놓을 정도로 인재양성에 애착이 깊었다. '기업이 곧 사람이다'를 강조하면서 삼성맨이라는 전형을 만들어낸 것도 이병철 선대회장 때부터다.
삼성이 최고로 치는 인재의 공통점은 '창조성'이다. 거창한 물건이나 아이디어를 떠올려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변화를 좋아하고 도전하는 데 머뭇거리지 않는 진취성을 뜻한다. 사고의 폭도 넓어야 한다. 세계를 아우르는 시각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마음가짐도 필요하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그린(Green)인재"
현대.기아자동차 그룹의 인재상을 한 단어로 줄이면 '도전'으로 축약할 수 있다. 미래를 이끌어 나가기 위해선 "도전과 개척의 벤처정신,자부심과 사명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정 회장의 철학이다. 정 회장은 지난달 29일 제주 해비치 리조트에서 열린 신입사원 하계수련대회에서도 이 같은 적극성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세계와 경쟁하고 그린 시대의 성공주역이 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미래 자동차 산업의 주역이 되려면 '친환경'이라는 화두로 무장한 전문능력과 도전정신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구본무 LG그룹 회장 "기본에 충실한 사람이 되어야"
LG그룹 면접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기본기'다. 모든 발전과 혁신의 출발이 기본에 충실한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구본무 회장의 철학에서 비롯됐다. 뚜렷한 자기만의 주관을 갖고 있으면서도 남과도 융합을 잘 할 수 있고 자기희생을 해서라도 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건전한 사고를 갖춘 인재가 LG가 찾는 '이상형'이다. 구 회장은 "시련 극복의 과정을 통해 지속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강한 에너지와 뛰어난 역량을 가진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패기 있는 SK인(人)"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창의적인 사고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를 추구하는 패기 있는 인물'을 SK의 모범으로 꼽고 있다. 그가 밝힌 '패기(覇氣)'는 '일과 싸워서 이기는 것'이다. 전문성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스스로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하는 힘이 없으면 불완전한 인재라는 설명이다. 이와 같은 철학은 "내 일생을 통해 80% 정도는 인재를 모으고 기르고 육성하는 데 시간을 보냈다"고 할 만큼 인재발굴에 애썼던 고(故) 최종현 회장에서부터 비롯됐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