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 자신감과 사교력 중시
금융사 - 신뢰감과 책임감 있는 인재 선호
중소기업 - 애사심과 화합 우선
유통업계 - 변화와 도전을 즐기는 인재



올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100명을 뽑는 KT는 채용 계획을 세우면서 예술직군을 신설했다. 실시간 인터넷 TV인 IPTV의 상용 서비스를 앞두고 산업디자인 등 실용미술과 실용음악, 영상제작 분야의 인재를 충원키로 했다. 전자공학.경영학 전공자 위주로 뽑던 통신업체가 감성적인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히면서 문화.예술 같은 분야로 채용 대상을 확대하고 있는 것.

기업의 사업영역과 업종 특성에 따라 적합한 인재상은 물론 다르다. 취업 준비생들은 자신의 전공과 성격,특기 특히 관심사와 인생설계 등에 맞는 직장을 찾는 일이 중요하다. 자신의 미래와 기업,업종의 궁합이 조화를 이루는지를 따져봐야 성공적인 직장인이 될 수 있다.

◆증권업계,자신감과 사교력 중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는 사람을 상대하는 서비스업종이다. 따라서 자신감이 있고 사교력이 뛰어난 사람이 증권업계에 적합한 인재상이라고 인사 담당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매년 신입사원 채용시 면접관으로 들어가고 있는 증권사 한 관계자는 "제출된 자기소개서를 통해 지원자가 열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를 가졌는지 여부가 채용을 판가름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며 "사람이 재산인 증권사들로선 인재가 회사의 미래를 좌우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 내년 2월부터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됨에 따라 수학이나 금융공학 통계학 등의 전공자나 비전공자라도 이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지원자들이 증권업계 채용 '영순위'로 꼽힌다. 앞으로는 금융공학펀드와 ELS(주가연계증권) ELW(주식워런트증권) 등의 파생상품을 비롯한 복잡한 구조의 금융상품이 더 많이 나오고 이를 설계 및 운용,판매해야 하기 때문이다. 투자은행(IB) 업무 등의 특성상 평소 사회를 바라보면서 호기심이 많고 현상에 대해 빠른 판단능력을 가진 사람도 증권사들이 원하는 인재상이다.

◆금융사,신뢰감과 책임감 있는 인재 선호


금융사들은 우선 신뢰감과 책임감 있는 인재들을 원하고 있다. 은행,보험사,카드사 가릴 것 없이 직원들을 고객들의 평생 금융 파트너로 키우기 위해 믿음과 주인정신을 강조하고 있는 것.또한 창의성과 열정도 강조하고 있다. 모범생이라도 열정이 보이지 않는다면 채용하지 않겠다는 게 금융사들의 입장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적극성이 부족하다면 채용에서 탈락할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전문성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금융사들은 전공에 대한 차별은 두지 않고 있지만 공인회계사(CPA)나 공인재무분석사(CFA),공인재무설계사(CFP) 등의 자격증을 보유한 인재들을 우대하고 있다. 이 밖에 금융사들은 동료 직원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팀워크와 도전 정신,국제적 감각 등을 겸비한 인재도 선호하고 있다.

◆중소기업,애사심과 화합 우선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복지 수준 등 근무환경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우수한 인재를 찾기도 힘들고 어렵게 채용해도 몇 개월 근무하고 떠나 이직률이 높다. 이런 이유로 중소기업은 전문성 등 뛰어난 실력을 갖춘 인재보다 최우선으로 애사심을 강조한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처음부터 모든 것을 잘 할 수 없는 만큼 입사해 배우면 된다"며 "중소기업에서 뼈를 묻겠다고 덤벼드는 사람이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최고의 인재"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의 두 번째 인재상은 화합이다. 중소기업은 업무를 구분하기보다는 직원 상호 간에 협력해야 하는 일이 더 많은 만큼 팀 구성원 간의 화합을 중요시 한다. 이 같은 이유로 중소기업은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조직과 융화하지 못하는 사람을 뽑는 것을 지양한다.

◆유통업계,변화와 도전을 즐기는 인재


유통업체의 경우 회계.재무.전산 등 전문직을 제외하면 대부분 전공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유통업에서 상대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영업부분에선 접객매너와 영업마케팅에 대한 기본지식,거래처 관리 능력 등이 중요한 평가요소로 작용한다. 업종 특성상 소비자를 직접 대면하는 일이 많은 만큼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읽어내 이에 잘 대응하는 인재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틀에 박힌 사고를 하지 않고,변화와 도전을 즐기는 인재가 유리한 셈이다. 롯데,현대,신세계 등 주요 유통업체에선 '열린 마음'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도 '글로벌화'가 화두가 되고 있는 만큼 해외 시장에서도 통용될 수 있는 글로벌 감각을 갖춘 인재를 선호하고 있다.

김현예/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