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시 가장 중요한 것은 면접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면접관은 무엇을 토대로 질문을 던질까. 가장 기본적인 것이 바로 입사 지원서다. 서류 전형시 써 낸 학점 등 기본 정보와 어떤 경험을 해왔는지를 보고 면접관은 지원자의 됨됨이를 짐작하는 법이다. 이름 한 자라도 또박또박 써야 할 만큼 입사 지원서가 중요한 이유다.


◆인턴,봉사활동이 중요해진 시대
'학점 3.4점(4.5 만점 기준),토익 점수 774점 이상,자격증 47.5% 보유.'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가 자사의 취업 경력 진단 서비스에 등록된 약 380만개 이력서를 토대로 추출한 올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응시자의 평균치다. 이 정도 '3박자'만 갖추면 어떤 기업이든 무사히 통과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전기·전자·반도체 계열의 대기업에 취업하려는 구직자들의 평균치는 이보다 좀 더 높게 나타났다. 평균 학점은 3.5점,어학 성적 보유자는 65.9%로 토익 기준 평균 757점이었다. 자격증은 100% 보유하고 있으며 자격증 보유 개수는 평균 1.5개로 나타났다. 잡코리아 관계자는 "토익 등 영어점수와 학점은 허수를 걸러내는 용도 정도로 활용한다"며 "서류는 기본적인 것만 충족되면 대부분 통과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입사 지원서를 작성할 땐 인턴 경험,봉사 활동 등 특이한 경력을 될수록 많이 갖고 있는 게 유리하다. 경력이 서류 전형에서 당락을 좌우하진 않지만 면접에서 이목을 끌 수 있는 수단이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인크루트 관계자는 "주요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은 학점과 자격증수,토익 점수 등 '스펙'만으로는 인재를 판단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한다"며 "동아리,토론회,봉사 활동을 비롯 해외 배낭여행,공모전 등 대학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경험들을 중시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여기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는 진정성이다. 예컨대 포스코는 봉사 활동에 우대점수를 주는데 4학년 때 반짝 준비한 것이 아닌,평소에 얼마나 지속적으로 봉사활동을 했는지를 심사한다.

입사 지원서를 정성스레 작성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예를 들어 동아제약은 입사지원서를 쓸 때 반드시 자필의 한자로 쓰도록 한다. 회사 관계자는 "인터넷 시대에 생뚱맞다고 할지 모르지만 옥편을 찾아가며 한획 한획 정성을 다했는지를 보면 그 사람의 인성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로 눈을 돌리는 기업들이 많아지면서 영어,중국어를 비롯 외국어 능통자는 기업들이 원하는 1순위 인재상이다. 입사 원서에 유창한 외국어 실력을 적을 수만 있다면 면접까지 가는 길은 일사천리다.

◆주요 기업별 서류 전형 기준
삼성그룹의 서류 통과는 쉬운 편이다. 토익 730점,텝스 630점 이상이면 되는데 오픽이나 토익스피킹 같은 영어회화력시험 점수가 있어야 한다는 게 다른 기업과 다른 점이다.

SK그룹은 영어 공인 성적은 중요하게 보지 않는다. 다만 SK텔레콤,SK에너지,SK케미칼 등 그룹 내 주요 기업들이 중국을 비롯 해외 사업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점에서 최종 합격을 위해선 외국어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아랍어 등 소수어가 우대받는 경우가 있는데 대우조선해양,한진해운 등 조선·해운 업체들이 이에 해당한다. 배를 주문하는 국가가 중동 등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나라인 경우가 많아서다. STX만 해도 아랍어,서반아어,포르투갈어,인니말레이어,베트남어,터키어,노르웨이어 등 '제2 외국어' 능통자를 우대한다.

포스코를 비롯 봉사 활동 등 대학생 때의 다양한 경험을 유독 우대하는 기업들도 있다. GS칼텍스는 가요제 입상 등과 같은 특이한 경력에 후한 점수를 준다. 다양한 배경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낳는다는 생각에서다. P&G도 동호회,학회 등의 활동을 하면서 리더십을 얼마나 길렀는지를 중요시한다. 녹십자도 사회 봉사 활동을 우대한다.

금융,정보기술(IT) 기업들은 업무 특성상 경력이나 자격증을 중요시한다. 코리안리가 대표적인 사례다. 보험계리사,손해사정사,회계사,세무사,변호사 등을 우대한다. LIG손해보험도 손해사정사 자격증을 갖추는 게 유리하다. 게임 기업인 엔씨소프트 역시 관련 자격증이 필요하다. 넥슨은 경영지원이나 해외사업의 경우라도 문서 작업 등 컴퓨터를 다루는 능력이 중급 이상이어야 한다. 잡코리아 관계자는 "직무 특성이 전문적인 성격을 띨 때는 대학에서 전공 학점을 얼마나 잘 이수했는지를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조언했다.

샘표는 기업 탐방 행사에 참가한 인원을 주로 선발한다. 기업 탐방 시 면접특강과 실무진 만남 등의 기회가 있고 행사에 참가한 인원들은 서류 전형을 면제받는다. 샘표처럼 국내 영업을 위주로 하는 기업들은 영어 등 외국어 요소가 크게 중요치 않은 편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최민지 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