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다. 오후의 들녘을 천방지축 휘젓고 다니는 고추잠자리의 날갯짓이 가볍다. 길가에 하늘거리는 코스모스도 수줍게 가을을 마중하고 있다. 가을색 환한 축제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전통문화를 소재로 한 축제가 눈에 띈다. 이들 축제는 놀고 체험하며 역사도 배울 수 있어 가족여행 코스로 그만이다.

◆충주세계무술축제='무술로 세계가 하나로'란 주제 아래 10월2일부터 8일까지 열린다. 28개국 51개 무술단체에 속해 있는 1210명(국내 1000명,해외 210명)의 무술고수들이 총 출동해 그동안 갈고 닦은 무술솜씨를 선보인다.

체험 프로그램에 신경을 썼다. 대회에 참가한 무술인들로부터 세계 각국의 전통무술과 우리나라의 태껸을 배울 수 있는 무술교실을 마련한다. 송판을 격파해보는 격파교실,승마·활쏘기·군장 등 조선시대 무과시험인 무과전시(武科殿試)의 시험 종목을 체험해보는 무과체험교실 등 무술 체험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전통탈 만들기,도자기 만들기,목검 만들기,인절미 떡메 치기,송편 빚기,봉숭아꽃 물들이기,천연염색,솟대공예,칠보공예 등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를 체험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충주호,수안보,월악산,탄금대,미륵리사지,중앙탑 등 관광명소를 둘러보며 당일이나 1박 일정의 나들이를 완성할 수 있다. 충주세계무술축제축제추진위원회 (043)850-6720, www.martialarts.or.kr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26일부터 10월5일까지 열흘간 안동에서 개최된다. 12회째인 올해 축제의 주제는 '탈을 쓴 당신,삶이 새롭다'.러시아,불가리아 등 해외 9개국 공연단 10개 팀과 하회별신굿탈놀이,봉산탈춤 등 국내 13개 공연단이 참가해 다양한 탈춤을 선보인다.

청소년들에게 종이죽 탈과 석고 탈 등을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자신의 손으로 만든 탈을 쓰고 창작탈춤과 거리 즉흥공연도 할 수 있다. 탈 복장을 하거나 탈을 쓰고 다니는 사람을 뽑아 상품도 나눠준다.

민족 고유의 전통이 살아 숨쉬는 하회마을,한국 최고의 목조 건물이 있는 봉정사,도산서원 등도 둘러볼 만하다. 안동축제관광조직위원회 (054)840-6398, www.maskdance.com

◆전주세계소리축제=올해로 8회를 맞는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소리,오락'이란 주제로 26일부터 10월4일까지 9일간 전주에서 열린다. 소리문화의 전당에서 판소리를 중심으로 한 국악이 본격 소개된다. 이 시대 최고의 남성 명창들이 국보급 소리의 진수를 보여주는 '천하명창전'이 2000석 규모의 대극장인 모악당에서 열린다. 소리축제의 전통적인 판소리 프로그램인 '명창명가-심청가'도 주목된다.

13개국 560여명의 공연단이 참여하는 이번 축제에서는 '세계 원시 악기,원시 미술전'도 곁들인다. 전통음악 및 탈춤 체험,대형 민속놀이,악기 만들기 등의 체험 행사도 이어진다.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회 (063)232-8398, www.sorifestival.com





◆안성남사당바우덕이축제=전통 남사당 문화와 바우덕이의 예술정신을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2001년부터 안성시에서 개최해 오고 있는 축제다. 올해는 30일부터 10월5일까지 6일간 안성시내 강변 공원에서 '바람결에 스치는 바우덕이의 미소'를 주제로 열린다.

남사당은 조선 후기에 장터와 마을을 떠돌며 공연을 하던 우리나라 최초의 대중연예 집단이며,바우덕이는 비천한 남사당의 신분을 뛰어넘은 여성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연예인으로 평가되는 남사당패의 꼭두쇠다.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을 위한 체험행사로 전통타악체험,버나놀이,탈놀이,덜미 인형 놀이 등도 즐길 수 있다. 바우덕이축제위원회 (031)676-4601, www.baudeogi.com

◆백제문화제=10월3일부터 12일까지 열흘간 충남 공주시와 부여군 일대에서 열린다. 금동관 만들기,민속놀이,탁본체험,복식체험 등 백제문화에 젖을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을 많이 준비했다. 백제와 교류했던 나라의 사신단이 백제왕을 알현하기 위한 퍼레이드를 재현하고,백제의 기마군단 행렬도 보여주는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백제문화제추진위원회 (041)857-6955, www.baekje.org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