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하강 가능성 경고 … 국내정치도 경제 발목

국제통화기금(IMF)은 12일 한국은 규제 완화와 민영화,세금 감면 등의 통해 장기적인 경제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현 원화가치는 적정 수준이며 통화정책의 초점을 인플레이션 억제에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IMF는 이날 발표한 '2008년 한국경제 연례협의 보고서'에서 "실질 GDP 성장률이 2007년에는 5%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대외 경제 환경의 악화로 4.1%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 경제가 처한 위험은 대부분 대외적인 요인이지만 하강할 가능성이 높고 불안정한 국내 정치도 경제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IMF는 지난 4월 한국 경제 성장률을 4.2%로 전망했었다. 내년도 성장률은 올해보다는 다소 나아진 4.3%로 내다봤다.

IMF는 한국은 장기적인 경제 성장을 위해 규제 완화와 민영화,세금 감면 등의 정책 이행이 필요하지만 현재 직면한 고령화 문제를 고려할 때 세금 인하와 세제 인센티브가 장기적인 재정의 건전성에 문제를 일으켜서는 안된다고 분석했다.

IMF는 또 최근 원화가치가 급등락을 보이면서 적정선 논란이 일고 있지만 현재 시장에서 결정된 원화 환율은 대체로 적정하다고 평가했다. 금융시장의 위험과 관련해서는 "단기외채가 최근 급격하게 증가했기 때문에 이를 주시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은행권의 전반적인 대출의 질이 건전한 편이지만 경제 성장 둔화로 중소기업 대출에서 취약성을 드러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IMF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주로 국제 상품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높아져 왔고 소비자물가의 경우 지난 6월 5.25%로 한국은행의 목표 수준을 넘어섰다며 한국은행은 통화정책의 초점을 인플레이션 대처에 계속 둬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경상수지가 교역조건의 악화로 적자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수출은 계속 건실하게 증가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수입이 상품가격 상승으로 더 급격하게 늘고 있고,서비스수지 적자 규모도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해 경상수지 적자는 GDP의 1.25%를 기록하고 내년에는 이보다 낮은 1%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