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만년 걸린 경제발전 몇십년만에 해낸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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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경제학 신간이 나왔다. 제목부터가 <진화를 넘어 차별화로>인 데다 '복잡계' 등 다소 생소한 용어가 등장하니 무언가 심상치 않은 시도라는 것이 느껴진다. 책을 펼치자 이러한 기운은 더욱 확연해졌다. 인류학자나 문명학자가 제기했음직한 질문들이 한 경제학자에 의해 던져진 것이다.
인류는 250만년간 왜 절대빈곤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는가? 인류의 삶이 질적으로 나아진 최근 200년 동안에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가? 지구상에 있는 200여개 국가 중 배고픔의 문제를 해결한 나라가 전체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은 어떻게 설명될 수 있는가?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신고전학파를 대신할 새로운 경제발전 이론,세계 주요국 및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을 통한 신발전원리의 확인,21세기 한국 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정책적 제언이 그것이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을 꼽는다면 신고전파 경제학을 넘어서는 경제발전의 새로운 원리를 제시하고자 시도했다는 점일 것이다. 이 책은 불균등하고 예측이 어렵게 진행되는 경제발전의 난제들을 제대로 해명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주류경제학적 사고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에 대한 대안은 복잡계 과학이라는 자연과학의 최근 성과에서 발견되었다.
사실 고전학파 또는 신고전학파로 대표되는 주류경제학의 기본적 패러다임은 뉴턴의 고전 물리학에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시장의 균형적이고 자생적인 질서라는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한 신고전학파 경제학을 근본적으로 비판하고자 하였다. 그렇다면 뉴턴적 세계관을 극복하고 물리 및 생명현상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복잡계 이론으로부터 저자가 새로운 경제발전이론의 기본 원리를 발견하고자 한 것은 논리적으로 지극히 당연한 귀착점일지도 모른다.
신고전파가 근대적 '균형' 개념을 중심으로 이론적 지평을 넓혀 나간 것처럼,이 책은 복잡계 이론이 제시하는 비선형적 상호작용을 통한 증폭과 도약이 발전이론의 새로운 핵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저자는 시장의 내생적 진화를 통한 경제발전이 빈번히 실패한 데 주목함으로써 기존의 복잡계 이론과도 차별을 두고자 하였다. 시장의 '자생적 진화'에만 맡겨두어서는 빈곤으로부터의 탈피,경제의 재도약,지속적 성장 등 경제발전 단계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은 내생적 진화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차별화 원리를 외생적으로 도입함으로써 진화의 실패를 교정하고 발전 과정에 가속도가 붙게 하자고 제언한다. '진화의 법칙'을 국가의 주요 정책에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250만년 걸린 경제발전'을 200년 만에 또는 몇 십년 만에 해낼 수 있는 비결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사람들이 흔히 '~의 기적'이라고 부르는 경제현상에 시공을 초월하여 적용될 수 있는 경제발전의 원리가 숨어 있다고 보고 있다. 이것이 바로 '복잡계 경제의 단순한 발전원리'이다.
정책과학으로 출발한 경제학이 경제발전 문제에 대해 제대로 된 대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 책이 던져주는 메시지는 의미심장하다. 아직은 실험적인 단계라 할 수 있으나 발상의 전환이야말로 모든 과학적 도약의 출발점이지 않았던가.
김종석 한국경제연구원장
인류는 250만년간 왜 절대빈곤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는가? 인류의 삶이 질적으로 나아진 최근 200년 동안에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가? 지구상에 있는 200여개 국가 중 배고픔의 문제를 해결한 나라가 전체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은 어떻게 설명될 수 있는가?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신고전학파를 대신할 새로운 경제발전 이론,세계 주요국 및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을 통한 신발전원리의 확인,21세기 한국 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정책적 제언이 그것이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을 꼽는다면 신고전파 경제학을 넘어서는 경제발전의 새로운 원리를 제시하고자 시도했다는 점일 것이다. 이 책은 불균등하고 예측이 어렵게 진행되는 경제발전의 난제들을 제대로 해명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주류경제학적 사고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에 대한 대안은 복잡계 과학이라는 자연과학의 최근 성과에서 발견되었다.
사실 고전학파 또는 신고전학파로 대표되는 주류경제학의 기본적 패러다임은 뉴턴의 고전 물리학에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시장의 균형적이고 자생적인 질서라는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한 신고전학파 경제학을 근본적으로 비판하고자 하였다. 그렇다면 뉴턴적 세계관을 극복하고 물리 및 생명현상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복잡계 이론으로부터 저자가 새로운 경제발전이론의 기본 원리를 발견하고자 한 것은 논리적으로 지극히 당연한 귀착점일지도 모른다.
신고전파가 근대적 '균형' 개념을 중심으로 이론적 지평을 넓혀 나간 것처럼,이 책은 복잡계 이론이 제시하는 비선형적 상호작용을 통한 증폭과 도약이 발전이론의 새로운 핵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저자는 시장의 내생적 진화를 통한 경제발전이 빈번히 실패한 데 주목함으로써 기존의 복잡계 이론과도 차별을 두고자 하였다. 시장의 '자생적 진화'에만 맡겨두어서는 빈곤으로부터의 탈피,경제의 재도약,지속적 성장 등 경제발전 단계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은 내생적 진화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차별화 원리를 외생적으로 도입함으로써 진화의 실패를 교정하고 발전 과정에 가속도가 붙게 하자고 제언한다. '진화의 법칙'을 국가의 주요 정책에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250만년 걸린 경제발전'을 200년 만에 또는 몇 십년 만에 해낼 수 있는 비결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사람들이 흔히 '~의 기적'이라고 부르는 경제현상에 시공을 초월하여 적용될 수 있는 경제발전의 원리가 숨어 있다고 보고 있다. 이것이 바로 '복잡계 경제의 단순한 발전원리'이다.
정책과학으로 출발한 경제학이 경제발전 문제에 대해 제대로 된 대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 책이 던져주는 메시지는 의미심장하다. 아직은 실험적인 단계라 할 수 있으나 발상의 전환이야말로 모든 과학적 도약의 출발점이지 않았던가.
김종석 한국경제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