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국내 주식을 대거 팔고있는 외국인이 최근 LG텔레콤을 연일 매수하고 있어 주목된다. LG텔레콤의 외국인 지분율은 올 들어 처음 40%를 넘어섰다.

경기 방어주인데다 이동통신사들간의 과열 경쟁에도 한 걸음 물러나 있어 경기 침체 시기의 투자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2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초 이후 한 달 남짓 기간 동안 LG텔레콤 주식을 630만주 가량 사들였다. 이에 따라 지난달 초 37%대였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3일 처음 40%를 넘어선 이후 현재 40.19%까지 높아진 상태다. 이날도 UBS 맥쿼리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창구를 통해 매수 주문이 쏟아지는 모습이다.

외국인의 '러브콜'에 힘입어 주가도 상승세다. 이날 오전 11시 18분 현재 LG텔레콤은 전날보다 150원(1.52%) 오른 1만50원에 거래되고 있다.

9월 금융위기설이 불거져 증시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지난 7~8월에도 LG텔레콤 주가는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최근 두 달 새 주가상승률은 30%를 상회한다.

김홍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1일 "이동통신사들의 투자매력도를 분석한 결과 LG텔레콤, SK텔레콤, KTF 순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LG텔레콤의 투자매력이 가장 높다는 진단이다.

김 연구원은 "KTF와 LG텔레콤간 순증가입자 시장점유율 차이가 미미하고 새 사업자가 출현할 가능성도 있다"며 "당분간 사업자간 시장점유율 경쟁이 지속되면서 시장 과열 현상이 간헐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의무약정제를 채택한 가입자수가 급증하고 있고 가입자당 유치비용도 현 상태보다 높아지기 어려워 보여 하반기 마케팅 강도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는 "시장 과열이나 안정을 동시에 가정한 경우 LG텔레콤의 영업이익이 가장 매력적"이라며 "LG텔레콤은 시장 변화에 따른 마케팅비용 변동폭이 작았던 반면 KTF 는 크게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신용 평가기관의 신용등급 상향 소식도 주가에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LG텔레콤의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기존 'A2+'에서 'A1'으로 한 단계 올려잡았다.

한신평은 "지난 4월 단말기 보조금 제도 폐지를 앞두고 가입자 유치경쟁이 과열됐고 이후에는 의무약정제 도입에 따른 가입자 선확보 경쟁이 이어지면서 사상 유례없는 마케팅 경쟁이 전개됐다"면서 "그러나 LG텔레콤의 경우 과열된 경쟁환경 속에서도 마케팅 비용의 효율적 집행을 통해 양호한 수익성과 현금흐름 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또 하반기에 들어서는 사업자간 경쟁이 크게 완화돼 영업 실적이 더욱 향상될 것으로 보여 신용도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