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채권투자‥잘만 고르면 연 20% 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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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투자로 하루 만에 17억달러(약 1조8000억원)를 벌었다는 미국의 빌 그로스 핌코 최고투자책임자(CIO).그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가 터진 지난해에 미국 국채와 회사채를 팔고 패니메이와 프레디맥 등이 보유한 모기지 채권을 헐값에 집중 매입하는 방법으로 돈을 긁어 모았다.
그럼 우리나라에는 그로스처럼 채권왕이 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과거 국내의 채권 투자 성공 사례를 보면 그 비법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다. 채권 투자로 성공할 수 있던 때는 외환위기 이후 시중금리가 급등했던 1998년이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의 가치가 떨어져 저가로 채권을 사들일 수 있었던 것이다. 특히 당시 만기가 20년으로 최장기 채권에 속했던 국민주택 2종채권(표면이자 연 3%)에 투자했다면 연 30%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방법은 간단했다. 1998년에 국민주택 2종채권은 10~15%의 유통수익률을 보였다. 만약 액면가가 1000만원인 국민주택2종채권이라면 만기인 2018년에 이자가 850만원(연 복리 3% 가정)이 붙는다. 따라서 만기인 20년 후의 채권가치인 1850만원을 1998년 당시 유통수익률인 10%로 할인한 현재가치는 270만원 정도가 된다. 따라서 액면가 1000만원인 채권을 70%이상 할인된 300만원 이하로 매입한 뒤 2000년 초에 더 높은 가격에 매도하면 고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2002년에는 금리가 6%초반대로 떨어져 액면가 1000만원인 채권을 약 700만원 수준에서 매각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300만원 정도의 투자로 약 400만원 정도의 수익이 발생한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토지공사가 발행한 토지수익연계 채권을 매입해도 대박을 터뜨릴 수 있었다. 이 채권은 매년 이자수익과 더불어 토지공사가 나중에 해당 토지를 매각해 벌어들인 수익까지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1999년 2월에 토공이 발행한 토지수익연계채권(채권명 토지수익연계채권 259나22)을 예로 들면 매년 4%의 이자를 받고 발행이후 해당 토지의 매각대금을 추가이자로 지급받았다. 이 채권은 토지를 매각한 2004년에 중도상환됐는데 그 때까지의 추가이자 지급률이 무려 178.5%에 달했다. 여기에 액면 이자율인 연 4%를 합하면 누적 수익률이 195%에 이른다. 액면가 1000만원짜리 채권을 샀다면 1945만원가량을 벌 수 있었다는 얘기다.
최근에는 브라질 국채가 각광을 받았다. 2006년 말부터 작년 초까지 환헤지를 하지 않고 브라질 레알화로 표시된 브라질 채권에 투자했다면 연 20%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연 10%에 달하는 이자수익과 더불어 브라질 레알화가 초강세를 보여 환차익까지 얻을 수 있었던 것.현재의 글로벌 신용위기가 계속 진행된다면 해외 채권투자로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올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공의철 하나은행 PB영업부 과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부실채권들이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돼 채권을 잘만 고르면 연 20%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는 지적도 있다. 예전에 대박을 터뜨린 채권이라고 해서 미래의 고수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얘기다. 김완중 하나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향후 시장상황이 어떻게 급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과거에 잘 나갔던 채권도 갑자기 휴지조각으로 전락할 수 있다"며 "채권 투자가 무조건 안전하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그럼 우리나라에는 그로스처럼 채권왕이 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과거 국내의 채권 투자 성공 사례를 보면 그 비법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다. 채권 투자로 성공할 수 있던 때는 외환위기 이후 시중금리가 급등했던 1998년이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의 가치가 떨어져 저가로 채권을 사들일 수 있었던 것이다. 특히 당시 만기가 20년으로 최장기 채권에 속했던 국민주택 2종채권(표면이자 연 3%)에 투자했다면 연 30%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방법은 간단했다. 1998년에 국민주택 2종채권은 10~15%의 유통수익률을 보였다. 만약 액면가가 1000만원인 국민주택2종채권이라면 만기인 2018년에 이자가 850만원(연 복리 3% 가정)이 붙는다. 따라서 만기인 20년 후의 채권가치인 1850만원을 1998년 당시 유통수익률인 10%로 할인한 현재가치는 270만원 정도가 된다. 따라서 액면가 1000만원인 채권을 70%이상 할인된 300만원 이하로 매입한 뒤 2000년 초에 더 높은 가격에 매도하면 고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2002년에는 금리가 6%초반대로 떨어져 액면가 1000만원인 채권을 약 700만원 수준에서 매각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300만원 정도의 투자로 약 400만원 정도의 수익이 발생한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토지공사가 발행한 토지수익연계 채권을 매입해도 대박을 터뜨릴 수 있었다. 이 채권은 매년 이자수익과 더불어 토지공사가 나중에 해당 토지를 매각해 벌어들인 수익까지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1999년 2월에 토공이 발행한 토지수익연계채권(채권명 토지수익연계채권 259나22)을 예로 들면 매년 4%의 이자를 받고 발행이후 해당 토지의 매각대금을 추가이자로 지급받았다. 이 채권은 토지를 매각한 2004년에 중도상환됐는데 그 때까지의 추가이자 지급률이 무려 178.5%에 달했다. 여기에 액면 이자율인 연 4%를 합하면 누적 수익률이 195%에 이른다. 액면가 1000만원짜리 채권을 샀다면 1945만원가량을 벌 수 있었다는 얘기다.
최근에는 브라질 국채가 각광을 받았다. 2006년 말부터 작년 초까지 환헤지를 하지 않고 브라질 레알화로 표시된 브라질 채권에 투자했다면 연 20%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연 10%에 달하는 이자수익과 더불어 브라질 레알화가 초강세를 보여 환차익까지 얻을 수 있었던 것.현재의 글로벌 신용위기가 계속 진행된다면 해외 채권투자로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올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공의철 하나은행 PB영업부 과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부실채권들이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돼 채권을 잘만 고르면 연 20%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는 지적도 있다. 예전에 대박을 터뜨린 채권이라고 해서 미래의 고수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얘기다. 김완중 하나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향후 시장상황이 어떻게 급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과거에 잘 나갔던 채권도 갑자기 휴지조각으로 전락할 수 있다"며 "채권 투자가 무조건 안전하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