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이 받은 명절용돈 '어린이펀드' 종잣돈 삼아 미래위한 투자 계기삼아야

짧은 추석 연휴가 끝났다. 명절이 지나고 나면 부모들에겐 한 가지 고민이 생긴다. 친지들로부터 받은 아이들의 용돈을 두고 자녀와 실랑이를 벌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엄마의 입장에선 아이들이 쓸데 없는 데 돈을 쓸까 봐 걱정이고,아이들은 왜 내 돈을 엄마가 마음대로 하는지가 불만이다. 엄마들은 이른바 '엄마 은행'이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역설적이게도 자녀들의 입장에선 엄마 은행만큼 '위험천만한' 은행도 없다. 자칫하면 엄마에게 돈을 떼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자녀들에게 금융교육을 시키는 부모들이 부쩍 늘었지만 여전히 명절 때마다 찾아오는 자녀들과의 작은 갈등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과연 어떻게 자녀와 협상을 벌이는 것이 현명한 태도일까.

먼저 부모들은 '돈의 소유주'가 누구인가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일부 부모들은 자신들도 다른 친지의 자녀들에게 용돈을 주었기 때문에 자녀들이 받은 돈은 당연히 자신들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아이의 입장에선 어불성설도 이런 어불성설이 없다. 왜냐하면 분명 자신에게 준 돈이기 때문이다. 용돈의 주인은 부모가 아니라 아이들 것이다. 이 세상의 모든 돈에는 소유주가 있다는 사실을 부모들은 확실하게 알아 둘 필요가 있다.

문제는 그렇다고 아이들에게 돈의 용처를 모두 맡길 수는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협상이다. 용돈의 일부는 자녀들의 재량에 맡기고 일부는 미래를 위해 아이 스스로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다. 이런 용도로 적합한 상품이 '어린이 펀드'다. 어린이 펀드는 확정금리를 지급하는 어린이 적금이나 예금에 비해 언제든지 자유롭게 추가 불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교육자금 마련이라는 현실적 목표 이외에도 장기적으로 아이들에게 투자의 원리와 장기투자의 중요성을 인식시킬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금융과 투자의 원리를 모르고선 일상생활조차 제대로 영위할 수 없는 곳이다. 어려서부터 금융의 원리를 가르치고 왜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해야 하는지를 가르치는 것은 성인이 되어서 독립적인 사람이 되는 데 주춧돌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미국의 전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었던 앨런 그리스펀은 자신이 경험한 어린 시절에 비춰 세상의 부모들에게 이렇게 조언을 한 바 있다. "청소년들이 돈에 대한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평생 후회하는 일을 막으려면 어릴 때부터 금융교육을 해야 한다. "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이사 sglee@miraeass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