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다국적기업에 공회(노조)를 만들도록 압박하고 있다. 중국 총공회(한국의 노총에 해당)는 이달 말까지 중국에 진출한 세계 500대 기업의 80%에 공회를 만든다는 목표를 설정,지난달부터 공회 설립 촉구 방문 및 서한 발송 등 총력전을 펴고 있다.

12일 동방조보 등에 따르면 중국 총공회는 최근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중국 법인에 공회 설립을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총공회는 이 서한에서 △다국적기업으로서 중국 노동법을 준수할 것 △이달 말까지 공회 설립에 동의할 것 등을 요구했다. 중국 총공회는 다국적기업 중 제조업체들은 상당수 공회를 만들었으나 서비스와 정보기술(IT) 분야 기업들이 이를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총공회는 지역별 공회를 통해 공회가 없는 다국적기업의 판매법인이나 생산공장 등을 방문,공회 설립을 촉구하고 있으며 각 성의 언론들은 다국적기업의 공회 설립 여부를 자세히 보도하기 시작했다. 중국 총공회 쑨춘란 부주석은 최근 "외자기업의 공회 조직률이 지난 6월 말 현재 73%에 달한다"며 "3년 내 모든 외자기업에 공회를 설립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 총공회는 2006년 공회 설립에 부정적이던 월마트를 집중 공격,그해 말 백기투항을 받아냈으며 현재 중국 108개 월마트 매장 모두에 공회가 만들어져 있다.

이와 관련,뉴욕타임스는 월마트에 이어 이번엔 마이크로소프트가 총공회 공격의 타깃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특히 중국 진출 다국적기업이 반외자 정서가 팽배한 상황에서 공회 설립을 계속 거부할 수 없는 형편에 몰리고 있다며 경영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