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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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앞둔 미국에서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사라 페일린 열풍이 거세다는 소식이다. 하키맘(자녀 교육에 열성적인 중산층 엄마)을 강조한 것과 임신한 고교생 딸 및 다운증후군 아들을 내세워 완벽한 가정은 없다는 사실을 보인 게 가족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이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역시 문제 없는 가정은 없다고 한다. 겉으로 보면 부럽기만 한 집도 들여다보면 한두 가지 문제는 다 짊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집집마다 대놓고 말을 못해 그렇지 실은 부부 사이가 뜨악하거나 부모와 혹은 형제간 갈등이 심각할 수도 있고,자식 때문에 속을 끓이는 일도 적지 않다.
다시 한가위다. 평소 자주 왕래하지 않던 일가친척도 명절엔 한자리에 모인다. 만남이 반갑고 기쁜 가정도 있지만 부담스럽고 불편한 집도 있다. 차례비용 분담은 물론 음식 준비는 어떻게 하고 설거지는 누가 맡을 것인가 등을 놓고 형제 혹은 동서간에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전업주부 며느리와 일하는 며느리 사이 갈등도 불거진다.
형편이 넉넉한 부모는 모르지만 그렇지 못한 부모는 자식들 눈치 보기 바쁘다. 같은 자식이라도 처지가 다르면 부모는 행여 못사는 자식 상처받을까,모처럼 만난 형제끼리 다투진 않을까 좌불안석이다. 3남1녀 틈에서 눈물짓는 어머니를 다룬 설 특집극 '쑥부쟁이'가 괜히 주목받은 게 아닌 셈이다.
갈등이 있거나 사이가 뜨악한 경우 차례만 지내면 일어나 각각 흩어진다. 설사 그렇다 해도 부모는 기다린다. 등이 휘어지도록 키운 자식에게 짐이 될지 모른다는 걱정과 외면당하는 서러움 등에 황혼자살이 급증하지만 그래도 세상을 떠나며 남기는 유서엔 자식 걱정만 가득하다는 마당이다.
형제도 크게 다르지 않다. 말썽만 피우는 게 싫어 다신 안보겠다고 했다가도 막상 얼굴을 대하면 안쓰러워 외면하지 못한다. 어려울수록 필요한 게 가족이다. 세상사람 모두 돌아서도 가족은 모른 체할 수 없고 그렇게 되지도 않는다. 이번 추석엔 달도 휘영청 밝을 것이라 한다. 어느 때보다 따뜻하고 정겨운 추석이 되기를 빈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우리 역시 문제 없는 가정은 없다고 한다. 겉으로 보면 부럽기만 한 집도 들여다보면 한두 가지 문제는 다 짊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집집마다 대놓고 말을 못해 그렇지 실은 부부 사이가 뜨악하거나 부모와 혹은 형제간 갈등이 심각할 수도 있고,자식 때문에 속을 끓이는 일도 적지 않다.
다시 한가위다. 평소 자주 왕래하지 않던 일가친척도 명절엔 한자리에 모인다. 만남이 반갑고 기쁜 가정도 있지만 부담스럽고 불편한 집도 있다. 차례비용 분담은 물론 음식 준비는 어떻게 하고 설거지는 누가 맡을 것인가 등을 놓고 형제 혹은 동서간에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전업주부 며느리와 일하는 며느리 사이 갈등도 불거진다.
형편이 넉넉한 부모는 모르지만 그렇지 못한 부모는 자식들 눈치 보기 바쁘다. 같은 자식이라도 처지가 다르면 부모는 행여 못사는 자식 상처받을까,모처럼 만난 형제끼리 다투진 않을까 좌불안석이다. 3남1녀 틈에서 눈물짓는 어머니를 다룬 설 특집극 '쑥부쟁이'가 괜히 주목받은 게 아닌 셈이다.
갈등이 있거나 사이가 뜨악한 경우 차례만 지내면 일어나 각각 흩어진다. 설사 그렇다 해도 부모는 기다린다. 등이 휘어지도록 키운 자식에게 짐이 될지 모른다는 걱정과 외면당하는 서러움 등에 황혼자살이 급증하지만 그래도 세상을 떠나며 남기는 유서엔 자식 걱정만 가득하다는 마당이다.
형제도 크게 다르지 않다. 말썽만 피우는 게 싫어 다신 안보겠다고 했다가도 막상 얼굴을 대하면 안쓰러워 외면하지 못한다. 어려울수록 필요한 게 가족이다. 세상사람 모두 돌아서도 가족은 모른 체할 수 없고 그렇게 되지도 않는다. 이번 추석엔 달도 휘영청 밝을 것이라 한다. 어느 때보다 따뜻하고 정겨운 추석이 되기를 빈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