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수통합 불안감…지역 '기싸움'

충북지역에선 행정구역 개편을 둘러싼 지방자치단체 간 신경전이 팽팽하다. 행정구역 개편이 말로는 쉽지만 실행에 옮겨지기까지는 용이하지 않다는 반증이다.

논란을 빚고 있는 곳은 청주시와 청원군,괴산군과 증평군이다.

청주시와 청원군은 통합을 놓고 오랫동안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통합에 적극적인 곳은 청주시다. 청주는 2010년 통합 시청사 개청을 목표로 청원군에 통합하자는 러브콜을 꾸준히 보내고 있다. 청주시와 청원군은 사실상 같은 생활권인 만큼 하나로 합치는 것이 지역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다는 게 청주시의 논리다.

반면 독자적인 시 승격을 추진하고 있는 청원군은 청주시와의 통합은 물론 행정구역 개편 논의에도 부정적이다. 청원군은 "전국을 70개 광역 행정구역으로 개편하면 농촌과 도시 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며 "독자적 발전 가능성이 있는 지자체를 인위적으로 통합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내심으론 청주시와 합칠 경우 결국 흡수통합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인근 지역인 괴산군과 증평군의 통합논란은 괴산군이 선수를 친 것이 계기가 됐다. 임각수 괴산군수는 "불합리하게 설정된 행정구역 경계를 새롭게 조정해야 한다"며 괴산군과 증평군이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역시 같은 경제권인 만큼 불필요한 비용낭비를 줄이고 지역발전에 몰두해야 한다는 뜻에서다. 이에 대해 유명호 증평군수는 "행정구역 개편을 논의할 시기가 아니며 임 군수의 발언은 대응할 가치조차 없다"고 일축하고 있다.

청주=백창현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