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한국 증시 '헤지펀드 파산說' 영향권 벗어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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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일부 헤지펀드들의 수익률이 떨어짐에 따라 1998년 롱텀 캐피털 매니지먼트(LTCM) 사태 이후 한동안 잊혀졌던 '헤지펀드 파산설'이 다시 나돌고 있다.
헤지펀드 자문업체인 헤네시그룹에 따르면 올 8월 말까지 투자 원금 규모가 1조5000억달러에 달할 정도로 기승을 부리던 헤지펀드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수익률이 하락하면서 일부 헤지펀드의 경우 투자원금 손실로 증거금 부족 현상까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처럼 헤지펀드들이 수익성이 떨어지고 투자원금이 줄어드는 상황에 직면하면 투자자로부터 마진 콜(margin call)을 당한다. 마진 콜이란 각종 펀드가 수익률 하락으로 증거금에 일정 수준 이상 부족분이 발생했을 경우 이를 보전하라는 투자자들의 요구를 말한다.
헤지펀드는 자신의 고객인 투자자로부터의 신뢰 확보를 생명처럼 여긴다. 특히 갈수록 기관투자가의 고객 비중이 높아지는 요즘과 같은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 때문에 헤지펀드들이 마진 콜을 당할 때는 응해야만 계속해서 활동할 수 있다.
마진 콜이 발생하면 디레버리지 현상으로 연결된다. 디레버리지란 헤지펀드들이 자신의 고객으로부터 마진 콜이 있을 경우 증거금 부족분을 보전하기 위해 기존에 투자해 놓은 자산을 회수하는 행위를 말한다. 만약 이 과정에서 신용경색(credit crunch) 현상이 발생할 경우 주가와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국제금융시장에 커다란 충격을 미친다.
헤지펀드들이 마진 콜을 당하면 먼저 신흥시장에 투자한 자금을 회수대상으로 택한다. 그 결과 신흥시장에서는 외국자금 이탈에 따라 통화 가치와 주가가 동반 하락하게 된다.
헤지펀드 파산이 발생할 때마다 선진국시장에서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가도 신흥시장에서는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오는 '나비 효과(butterfly effect)'가 발생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올 들어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우려가 재연되면서 외국인들이 한국증시에서 가장 많은 규모의 주식을 처분했다.
이를 계기로 일부 비관론자들은 최근 국제금융시장에 나도는 헤지펀드 파산설이 가시화할 경우 한국증시에 또 한차례 본격적으로 전염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돼 왔다.
여러 판단지표가 있으나 이 문제는 골드만 삭스와 같은 투자은행이나 헤지펀드들이 국가별 투자 판단지표로 활용하는 금융스트레스 지수(FSI; Financial Stress Index)나 금융상황지수(FC; Financial Condition Index)가 한국증시 내에서 얼마나 높아지고 있는가를 산출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금융스트레스지수는 다양하게 정의되지만 이 분야에 가장 앞선 캐나다은행과 골드만 삭스에 따르면 '금융시장의 불확실한 요인에 따라 투자자들이 느끼는 피로(疲勞)'로 요약된다.
구체적으로 주가 환율과 같은 금융변수에 대한 기대값이 변하거나 분산이나 표준편차로 표현되는 리스크가 커질 경우 금융스트레스를 높이는 요인이라 볼 수 있다.
골드만 삭스와 같은 방법으로 한국 증시에 적용해 보면 그동안 주요 금융사건의 발생 시기와 그 강도가 금융스트레스지수의 움직임과 매우 유사했다.
주목해야 할 것은 최근 들어 한국 증시를 비롯한 국내 금융시장에서 이 지수가 다소 나마 낮아지고 있는 점이다. 이는 그동안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파산설로 많은 타격을 받았던 한국증시가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란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해 주는 대목이다.
이번 월가의 사태를 계기로 대내외 금융시장의 스트레스 지수가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높지만 투자자들은 앞으로 닥칠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객원 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헤지펀드 자문업체인 헤네시그룹에 따르면 올 8월 말까지 투자 원금 규모가 1조5000억달러에 달할 정도로 기승을 부리던 헤지펀드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수익률이 하락하면서 일부 헤지펀드의 경우 투자원금 손실로 증거금 부족 현상까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처럼 헤지펀드들이 수익성이 떨어지고 투자원금이 줄어드는 상황에 직면하면 투자자로부터 마진 콜(margin call)을 당한다. 마진 콜이란 각종 펀드가 수익률 하락으로 증거금에 일정 수준 이상 부족분이 발생했을 경우 이를 보전하라는 투자자들의 요구를 말한다.
헤지펀드는 자신의 고객인 투자자로부터의 신뢰 확보를 생명처럼 여긴다. 특히 갈수록 기관투자가의 고객 비중이 높아지는 요즘과 같은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 때문에 헤지펀드들이 마진 콜을 당할 때는 응해야만 계속해서 활동할 수 있다.
마진 콜이 발생하면 디레버리지 현상으로 연결된다. 디레버리지란 헤지펀드들이 자신의 고객으로부터 마진 콜이 있을 경우 증거금 부족분을 보전하기 위해 기존에 투자해 놓은 자산을 회수하는 행위를 말한다. 만약 이 과정에서 신용경색(credit crunch) 현상이 발생할 경우 주가와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국제금융시장에 커다란 충격을 미친다.
헤지펀드들이 마진 콜을 당하면 먼저 신흥시장에 투자한 자금을 회수대상으로 택한다. 그 결과 신흥시장에서는 외국자금 이탈에 따라 통화 가치와 주가가 동반 하락하게 된다.
헤지펀드 파산이 발생할 때마다 선진국시장에서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가도 신흥시장에서는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오는 '나비 효과(butterfly effect)'가 발생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올 들어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우려가 재연되면서 외국인들이 한국증시에서 가장 많은 규모의 주식을 처분했다.
이를 계기로 일부 비관론자들은 최근 국제금융시장에 나도는 헤지펀드 파산설이 가시화할 경우 한국증시에 또 한차례 본격적으로 전염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돼 왔다.
여러 판단지표가 있으나 이 문제는 골드만 삭스와 같은 투자은행이나 헤지펀드들이 국가별 투자 판단지표로 활용하는 금융스트레스 지수(FSI; Financial Stress Index)나 금융상황지수(FC; Financial Condition Index)가 한국증시 내에서 얼마나 높아지고 있는가를 산출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금융스트레스지수는 다양하게 정의되지만 이 분야에 가장 앞선 캐나다은행과 골드만 삭스에 따르면 '금융시장의 불확실한 요인에 따라 투자자들이 느끼는 피로(疲勞)'로 요약된다.
구체적으로 주가 환율과 같은 금융변수에 대한 기대값이 변하거나 분산이나 표준편차로 표현되는 리스크가 커질 경우 금융스트레스를 높이는 요인이라 볼 수 있다.
골드만 삭스와 같은 방법으로 한국 증시에 적용해 보면 그동안 주요 금융사건의 발생 시기와 그 강도가 금융스트레스지수의 움직임과 매우 유사했다.
주목해야 할 것은 최근 들어 한국 증시를 비롯한 국내 금융시장에서 이 지수가 다소 나마 낮아지고 있는 점이다. 이는 그동안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파산설로 많은 타격을 받았던 한국증시가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란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해 주는 대목이다.
이번 월가의 사태를 계기로 대내외 금융시장의 스트레스 지수가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높지만 투자자들은 앞으로 닥칠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객원 논설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