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은 16일 호남석유가 무차입 상황에서 회사채를 발행하는 주된 이유는 유동성 확보라기 보다는 M&A 등 성장성 확보를 염두에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이는 세계 석유화학경기의 다운싸이클 위험을 헷지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긍정적 평가다.

안상희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4년간 무차입 경영을 해온 호남석유화학이 지난 11일 2125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공시했다"면서 "이는 성장성 확보를 위한 재원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회사채 발행의 표면적인 이유는 2009년 1월로 예정된 롯데대산유화와의 합병 이후 현금유동성 확보로 알려져 있다. 또한 중동 카타르 투자(JV)와 관련된 재원 마련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시기적인 적시성을 감안할 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안 애널리스트는 "합병 이후 연결기준 차입금은 롯데대산유화 차입금 약 4400억원 정도지만, 이 두 회사의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할 수 있는 현금(EBITDA)이 연간 5600억원을 상회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회사채 발행이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재원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모노에틸렌글리콜(MEG) 등 범용 석유화학제품 비중이 높아 경영전략 측면에서 비범용 석유화학제품으로의 제품포트폴리오 재편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면서 "최근 기존 주수익원(Cash cow)인 MEG 이외에 유도품인 에틸렌옥사이드부가물(EOA) 등 비범용 제품에 대한 다각화를 통해 신 캐쉬 카우 제품생산을 추진해 온 만큼 이번 회사채 발행은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호남석유화학의 이러한 변화는 향후 세계 석유화학경기의 다운싸이클 위험을 헷지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