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절매도 이미 늦었다", "장기투자 한다는 심정으로 묻어놓겠다"...

리먼브라더스가 파산 보호 신청을 비롯한 미국발 금융 악재로 16일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은 사이드카가 발동될 정도로 폭락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도 미국발 급락을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충격과 공포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날 객장에서의 투자자들은 어찌할바를 몰라 상담을 요청하거나, 아예 자포자기의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추석 연휴가 끝난 시점이라 객장을 찾는 발걸음은 적은 편이지만, 전화 문의는 폭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증권은 현재 시장 급락과 관련 고객 문의가 많이 오고 있어 직원들이 일일이 받기가 어려울 정도라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리먼에 대한 자구책이 나올 줄 알았는데 파산신청을 한 것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과 함께 '앞으로 또 다른 악재가 나올지'에 대해 걱정을 쏟아내고 있다.

이 와중에 찾은 객장의 분위기는 싸늘하기 그지없다.

K증권사의 객장은 말 붙이기 어려울 정도. 이 회사 관계자는 "객장에서 다들 신경이 날카로워서 건드리지 말라고 한다"고 전했다.

H증권사 관계자 역시 "지난주에 어느정도 반등하다가 재차 급락하자 고객들이 혼란스러워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폭락세를 '관망' 내지 '기다리기'로 받아들이고 있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발견되고 있다.

이는 급락에 급락을 거듭하면서 증권사 직원들이 그동안 펼쳐왔던 반등의 논리도 먹히지 않으면서, '반등' 보다는 '기다리자'는 논리로 투자자들을 설득하고 있는 것. 투자자들 또한 이 같은 '관망세'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W증권사는 고객들이 잠재된 리스크 등에 대해 알고 있어서 그런지 무덤덤한 분위기.

S증권사 역시 평소보다 전화도 줄어서 직원들마저 의외라는 반응이다. 회사 관계자는 "아마도 시장 급락에 대해 대응하기 보다는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우세한 것 같다"고 추측했다.

C증권사는 펀드 관련 문의나 환매요청도 거의 없는 등 조용한 분위기다. 이미 손실이 많은데다가 금융권에서 대체 상품도 없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기다리자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H증권사도 지수가 1400 근처에 머무르고 있지만 투매 분위기는 없다는 전언이다. 이왕 기다려온 김에 더 기다려 보자는 분위기가 대부분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증권관련 온라인사이트들은 그동안의 하락장에 비하면 다소 한가한(?) 모습이다.

충격이나 공포에 대한 심정을 나누기 보다는 매수타이밍이나 개별 투자논리를 펼치는 등 암울한 폭락장과는 대조적인 분위기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