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발 악재에 16일 원달러 환율이 1160원선을 돌파했다.

미국의 투자은행 4위인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신청을 하고 3위인 메릴린치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매각되는 등 뉴욕발 악재들이 잇따르면서 원달러 환율의 강력한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가 시장 안정을 위해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시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개장부터 18.90원이 오른 1129.00원에 시작, 단숨에 1140원대로 올라섰다. 이후 1140원대에서 매수 매도세가 치열한 공방을 벌이다가 오후 1시쯤 원달러 환율이 1166.20원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오후 1시 15분 현재 12일 종가보다 53.20원이 오른 1162.30을 기록하고 있다.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신청과 관련, 국내 은행들이 이로 인해 발생한 손실을 처리하기 위한 달러 매수에 나서면서 환율 상승폭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것은 국내 은행들 가운데 리먼과 관련해 포지션이 생긴 은행들이 달러를 사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국내외 증시가 동반 급락세를 펼치고 있는 것도 환율에는 상승 압력 요인이다. 이날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밤사이 뉴욕장 폭락 여파에 코스피지수가 5% 이상의 하락률을 기록중이고 외국인 주식 투자자들은 오전에만 5300억원 어치 이상을 순매도 중이다.

김동수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미국 금융 시장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태가 금융시장에 충격을 줘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국제 금융시장에 팽배한 불안전성을 빨리 제거해 신용경색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이같은 발언과 달리 투자심리는 점점 위축되면서 원달러 강세를 이끌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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