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업계가 가을 혼수시즌과 이사철을 맞아 신제품을 대거 내놓았다. 침체된 경기상황을 반영하듯 실용성과 기능성을 강조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이 많아 고객입장에선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친환경 소재는 기본이다. 패브릭과 가죽뿐만 아니라 아크릴,유리,알루미늄 등 다양한 소재를 믹스매치시켜 고급스러운 실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게 했다.

장롱 부엌 등은 손잡이가 드러나지 않는 '핸들리스'가 눈길을 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침실가구는 전반적으로 밝고 화사한 느낌의 컬러가 주를 이루고 있다"면서 "광택이 나는 하이그로시 처리는 기본이며 여기에 단순한 패턴을 벗어나 다양한 인쇄기법과 특수한 질감의 소재가 사용돼 새로움을 더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주말에 가구거리를 둘러보면서 제품도 보고 데이트도 하면 일석이조가 아닐까.





◆침실은 세련된 빈티지풍에 모던한 자연주의 강조

모 광고회사가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2535'세대는 자기중심적이며 진보적이고 현실주의적이다. 더구나 유행에 민감하면서도 타인의 문화에 개방적인 특성을 갖는다고 한다. 가을 혼수시장의 주 타깃이 되는 이들 2535세대의 이러한 특징을 반영한 디자인이 혼수시장의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2535세대의 취향에 따라 올 하반기 신제품 가구들도 세련된 빈티지(Vintage·오래돼 보이지만 현대적이고 세련된 멋이 느껴지는 것) 느낌을 주기 위해 옷장의 표면을 워시(원목 상태의 가구에 살짝 흩뿌려 도장하는 기법) 마감하거나 모던 내추럴 느낌의 원목 컬러가 많이 나오고 있다.

한샘의 '내추럴 워시'는 무늬목과 원목의 표면을 수공예적인 빈티지 느낌을 살린 내추럴 워시 도장 처리해 세련미를 살렸다. 여성의 감성을 자극하는 로맨틱한 형태와 편안한 자연주의적 요소를 믹스매치했다. '헤리티지'는 원목과 체리 무늬목을 고전적인 디자인으로 마감했다. 까사미아의 '코벤트'는 고풍스러운 무늬목과 원목 소재를 써 천연소재의 자연스러운 특징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

리바트의 '아일린'도 화사하면서도 편안한 모던 디자인은 기본으로 채택했다. 여기에 기하학적인 트렌드와 여성스러운 느낌을 접목한 도트(점) 무늬를 부드럽게 매치시켰다. 피아또 침실은 한국적 전통 이미지인 조각보 패턴을 모던한 감각으로 디자인해 부드러운 터치감을 느끼게 해준다. 보루네오의 '이오레 스텔라'는 나무결의 패턴을 사용해 따스한 느낌이 전해지며 곳곳에 적용된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은 은은한 실크 스크린과 조화를 이뤄 남다른 품격을 자아낸다.

북카페형 등 부엌기능 확대,기능성 강조

올 부엌가구는 화이트 컬러가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새로운 공법을 적용한 신소재 사용이 늘고 있다.부엌가구의 손잡이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핸들리스형 타입이 주류를 이루면서 터치형 서랍 등을 적용,사용자의 편의를 함께 고려했다.아일랜드는 단순히 작업대라는 고정관념을 탈피,식탁 기능 등을 결합시켰다. 식사를 기다릴 때 책을 보다가 식사가 나오면 금세 식사공간이 되는 등‘북 카페가 된 거실 겸 부엌’으로 개념이 확대되고 있는 것.

넵스가‘주방가구는 벽에 고정된다’는 통념을 깨고 내놓은‘모르비도’는 각각의 수납장이 블록형으로 이뤄져 레고처럼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고 이사할 때 갖고 갈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에넥스의‘코디 와인’은 확산되고 있는 와인 문화를 반영해 와인 컬러를 적용했다. 원목의 무늬결을 그대로 표현,자연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으며 단순한 컬러감에서 벗어나 자연의 감성과 모던함을 풍기고 있다.한샘의 키친바흐‘퓨어화이트’는 정적인 숲속의 느낌을 동양적인 이미지로 디자인한 아일랜드(독립된 개수대)와 식탁이 결합된 북 카페형 키친이다. 상부장의 일부를 책장형태로 노출시켜 서재와 카페 공간의 대화형 부엌을 제안하고 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