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상반기 물가 상승으로 추가 지출한 돈이 가구당 57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가계의 국내 소비지출은 241조91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7조9891억원 증가했다. 이 중 물가 상승에 따른 추가 지출은 9조552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를 통계청의 2008년 추계 가구수(1667만3162가구)로 나누면 가구당 57만3000원에 해당한다. 1년 전과 똑같은 물건 및 서비스를 이용했더라도 단지 물가가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이만큼의 돈을 더 써야 했다는 의미다.

물가 부담에 따른 가계의 소비지출은 2002~2007년 상반기에는 총액 기준으로 4조~6조원에 불과했지만 올 들어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물가가 급등하면서 큰 폭으로 뛰었다.

품목별로는 교통비와 전·월세 등이 물가 상승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 교통비는 작년 상반기보다 2조9281억원(11.4%) 증가했는데 이 중 물가 상승에 따른 지출이 2조839억원에 달했다. 전·월세와 수도광열비는 3조4880억원의 추가 지출이 생겼는데 이 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2조2805억원이 물가 상승에 따른 지출이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