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코피나는 커피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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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 < 제임스무역 사장ㆍseoulsusan@naver.com >
커피는 분위기라고 한다. 외국의 유명 브랜드 체인 커피가 비싼 데도 이를 이용하는 것은 단지 맛뿐만이 아니라 명품 브랜드를 향유할 수 있다는 기대심리 때문일 것이다.
요즘에는 오히려 동네 단위 커피숍이 다시 인기를 끈다고 하는데 이것도 그것만의 독특한 개성을 찾는 사람들이 있어서일 것이다.
다만 모든 것에는 정도가 있다. 지나친 것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이야기도 있지 않는가.
며칠 전 잘 알고 지내던 선배에게서 문득 연락이 왔다. "날도 좋은데 삼청동 보리밥 어때?"라고.맛있는 것 좋아하고 사람 반기는 내가 굳이 피할 이유가 없었다.
삼청동에서도 유명한 보리밥집에서 정식에 메밀전까지 추가해 먹었다. "그래 이 맛이야"라고 입맛을 다시며 오랜만에 만난 선배와 세상 돌아가는 뒷담화라도 하려는데 벌써 식사가 끝났다. 선배는 커피나 한잔 더 하자고 했다. 마침 길 건너에 제법 근사하게 생긴 카페가 있었다.
자리에 앉아 메뉴를 보니 이게 뭔가,가장 싼 커피 가격이 9000원이지 않은가. 맨 아래에는 깨알 같은 글씨로 '부가세 10%는 별도입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이거 점심밥값보다 비싸잖아….특급호텔도 아니고." 그냥 나가자고 선배가 말했다. 이왕 들어왔는데 그냥 마시자는 나에게 선배는 "비싼 것을 거절하는 것도 소비자의 권리야"라며 주문을 받으러 온 종업원에게 "비싸서 그냥 갑니다"라고 말한 후 먼저 나갔다.
얼떨결에 따라 나온 나는 선배와 가로수 길을 좀 걷다 헤어졌다. 결국 그날 점심 때는 후식으로 커피를 즐기지 못했다. 그 카페의 커피값이 '비싸다' '아니다'라고 시비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선배가 삼청동 그 카페의 커피값이 터무니없다고 한 것은 건전한 상식선에서 한 말일 것이다. 물론 해당 카페나 메뉴판을 들고와서 한 소리를 들은 종업원으로서는 억울할 수도 있다.
언젠가 신문에서 회사 구내식당에서 점심으로 1000원짜리를 사먹는 젊은이들이 입가심으로 3000~4000원 하는 브랜드 커피를 즐긴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인터뷰 대상자들은 '그게 뭐 어때서?'라고 말했다고 기억한다. 나는 커피를 좋아한다. 물론 적당한 가격에 정성이 들어간 커피가 가장 맛있다!
커피는 분위기라고 한다. 외국의 유명 브랜드 체인 커피가 비싼 데도 이를 이용하는 것은 단지 맛뿐만이 아니라 명품 브랜드를 향유할 수 있다는 기대심리 때문일 것이다.
요즘에는 오히려 동네 단위 커피숍이 다시 인기를 끈다고 하는데 이것도 그것만의 독특한 개성을 찾는 사람들이 있어서일 것이다.
다만 모든 것에는 정도가 있다. 지나친 것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이야기도 있지 않는가.
며칠 전 잘 알고 지내던 선배에게서 문득 연락이 왔다. "날도 좋은데 삼청동 보리밥 어때?"라고.맛있는 것 좋아하고 사람 반기는 내가 굳이 피할 이유가 없었다.
삼청동에서도 유명한 보리밥집에서 정식에 메밀전까지 추가해 먹었다. "그래 이 맛이야"라고 입맛을 다시며 오랜만에 만난 선배와 세상 돌아가는 뒷담화라도 하려는데 벌써 식사가 끝났다. 선배는 커피나 한잔 더 하자고 했다. 마침 길 건너에 제법 근사하게 생긴 카페가 있었다.
자리에 앉아 메뉴를 보니 이게 뭔가,가장 싼 커피 가격이 9000원이지 않은가. 맨 아래에는 깨알 같은 글씨로 '부가세 10%는 별도입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이거 점심밥값보다 비싸잖아….특급호텔도 아니고." 그냥 나가자고 선배가 말했다. 이왕 들어왔는데 그냥 마시자는 나에게 선배는 "비싼 것을 거절하는 것도 소비자의 권리야"라며 주문을 받으러 온 종업원에게 "비싸서 그냥 갑니다"라고 말한 후 먼저 나갔다.
얼떨결에 따라 나온 나는 선배와 가로수 길을 좀 걷다 헤어졌다. 결국 그날 점심 때는 후식으로 커피를 즐기지 못했다. 그 카페의 커피값이 '비싸다' '아니다'라고 시비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선배가 삼청동 그 카페의 커피값이 터무니없다고 한 것은 건전한 상식선에서 한 말일 것이다. 물론 해당 카페나 메뉴판을 들고와서 한 소리를 들은 종업원으로서는 억울할 수도 있다.
언젠가 신문에서 회사 구내식당에서 점심으로 1000원짜리를 사먹는 젊은이들이 입가심으로 3000~4000원 하는 브랜드 커피를 즐긴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인터뷰 대상자들은 '그게 뭐 어때서?'라고 말했다고 기억한다. 나는 커피를 좋아한다. 물론 적당한 가격에 정성이 들어간 커피가 가장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