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기타를 전문적으로 생산해온 중소기업인 스윙악기와 데임악기가 자체 브랜드를 갖고 세계적인 기타업체와 전면전에 나섰다. 현재 60여개의 국내 기타 업체들은 세계 기타생산량의 30%가량을 만들고 있지만 대부분 미국과 일본 메이커인 펜더,깁슨,아이바네즈 등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작,납품하는 데 그치고 있는 형편이다.

16일 기타업계에 따르면 데임악기(대표 김선양)는 고급 목재와 자체 개발한 픽업(Pick-up.음향증폭장치)을 장착한 고급사양의 기타로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7월 고급 브랜드 기타 '엘리어스'와 '머테이라'를 개발해 8월부터 미국시장에 공급했다. 지금까지 30만달러어치가 팔리는 등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있다.

김선양 대표는 "미국 유명 연주자들과 엔도서(홍보용 악기 제공)계약을 맺어 나가고 있다"며 "미국에서 100만달러 규모의 계약이 진행되는 등 오는 12월부터 미국 내 자체 유통망을 통해 본격적인 판매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데임은 일본,대만에도 수출을 모색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목재가공기술이나 픽업성능 등이 바이어들로부터 높이 평가되고 있어 10월부터는 일본 수출도 개시된다"며 "올해만 200만달러어치까지 수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국산악기가 질이 낮다는 생각은 이미 구시대적"이라며 "같은 가격에서 더 좋은 품질을 가진 브랜드로 이미지를 굳혀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스윙악기(대표 김태영)는 록그룹 기타리스트 출신인 김태영 대표의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적 기타업체 제품들의 단점인 도색의 불균형과 기타 지판이 휘어지는 현상 등을 개선한 기술을 개발,자사 제품에 적용했다. 회사는 이달 초 인도네시아 발리 인근에 3960㎡ 크기의 공장을 준공했다. 회사는 이곳에서 오는 11월부터 자체 브랜드(스윙)로 월 5000대가량을 생산,전량 수출할 계획이다.

자체 브랜드 제품을 만들기 위해 해외에 기타 공장을 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국내 기타업체의 해외 공장은 OEM을 위해 가동돼 왔다. 김 대표는 "국내 기타업체들의 경쟁적인 덤핑관행을 거부하고 제값을 못 받으면 아무리 큰 계약이라도 거절하는 '뚝심영업'을 해왔다"며 "국내외에서 주문이 매년 2배 이상 늘어 수요를 맞추기 위해 해외로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스윙의 올해 매출 목표는 지난해의 2배가 넘는 약 40억원.김 대표는 "인도네시아 공장이 100% 가동되는 내년에는 100억원 매출이 가능할 것"이라며 "세계적인 메이커를 따라잡겠다"고 밝혔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