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보험회사인 AIG가 유동성 위기에 몰리면서 이 회사가 서울 여의도에 짓고 있는 국제금융센터(SIFC)의 공사 차질이 우려된다.

국제금융센터는 서울시가 금융산업을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AIG와 손잡고 짓고 있는 건물로 공사 일정이 지켜지지 않으면 서울시의 중장기 성장 전략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전체 공사비 1조 5000억원 중 AIG 컨소시엄이 30%인 4500억원을 투자하고 서울시는 땅을 99년간 장기 임대했다. 현재 터파기 공사 등 기초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공사 진척률은 16%다. AIG는 지금까지 500억원을 공사에 투입한 상태이다.

서울시는 국제금융센터 건립을 총괄하는 AIG 자회사인 AIG GRE(AIG Global Real Estate Investment) 측에 본사 유동성 문제에 대한 질의 공문을 보냈다고 16일 밝혔다. 서울시는 이 공문에서 AIG 본사의 정확한 재무 상황,건립.임차 계약 지속 가능 여부 등에 대해 문의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러나 "핵심 재무 정보는 경영층 등 소수만 가지고 있는 데다 정보를 다른 나라에 노출시키지 않을 것으로 보여 미국 정부나 AIG 측의 공식 발표를 기다려 볼 수밖에 없다"며"따라서 공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지 여부를 현 시점에서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계약상에는 2013년 말까지 건물을 완공하기로 돼 있다. 이 일정을 지키지 못하면 서울시는 계약을 해지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여의도 중소기업 전시장 터(50만㎡.약 15만1515평)에 지어지고 있는 이 건물은 지하 7층.지상 31∼54층 규모다. 오피스타워 3개동.5성급 호텔 1개동 등으로 구성된다. AIG가 이 프로젝트의 지분 30%를 가지고 있으며 시공사는 GS건설 포스코건설 현대산업개발 등이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