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도상국 학생들을 대거 한국 장학생으로 초청하고 학자ㆍ행정가 교류 폭을 대폭 확대하는 '한국형 풀브라이트(Fulbright) 사업'이 이르면 내년 초부터 본격화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유학 관련 국내외 장학생 사업과 학술교류 업무를 총괄하는 '한국형 풀브라이트 사업'을 내년부터 실시키로 하고 명칭 공모 등 준비작업에 착수했다고 16일 밝혔다. 교과부는 국립국제교육원으로 하여금 한국형 풀브라이트 사업을 총괄토록 할 예정이다.

한국형 풀브라이트 사업은 그동안 국립국제교육원과 학술진흥재단 등으로 분산돼 있던 정부 초청 외국인 장학생 사업과 국비유학생 사업을 통합해 관리하게 된다. 또 그동안 이뤄지지 않았던 정부 차원의 학술교류 진흥 사업도 맡아서 하게 된다. 교과부는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이들 사업의 규모를 현재 206억원에서 500억원대까지 차츰 늘려갈 계획이다.

교과부는 이 자금으로 아시아ㆍ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의 학생들을 대거 한국으로 초청할 계획이다. 초청기간도 정규 학위과정 외에 3개월~1년짜리로 다양화하기로 했다. 그동안 우리나라가 초청한 외국인 장학생은 1967년 이후 92개국 1237명에 불과해 세계 10위권 경제 규모에 걸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았다.

교과부는 또 그동안 민간 차원에서 주로 이뤄졌던 대학교수ㆍ교육행정가 등 전문가층의 교류도 앞으로는 정부 차원에서 대폭 활성화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국제사회에서 한국에 대한 국가이미지를 제고하고 '친한파' 인사들을 적극적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한국형 풀브라이트사업은 미국의 풀브라이트재단을 벤치마킹 대상으로 하고 있다. 1946년 만들어진 풀브라이트재단은 세계 각국의 교수ㆍ교사ㆍ학생 및 기타 관계인사를 미국에 유학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재단에서 장학금을 받고 미국에 유학한 전 세계 지식인들은 약 120개국 10만여명에 달한다. 한국에서도 이현재 전 국무총리와 조순 전 부총리 등 1000여명이 장학 혜택을 받았다. 안병만 교과부 장관도 풀브라이트장학생 출신이며 2005년 이후 한국풀브라이트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