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가 공급과잉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해 생산성이 낮은 8인치(웨이퍼 크기 200㎜) 반도체 생산라인 가동을 모두 중단한다. 지난해 초부터 계속된 반도체 시황 악화를 넘어서기 위한 고육지책인 셈이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16일 "생산효율성을 최대화하기 위해 청주공장의 M8라인과 이천공장의 M7라인을 이달부터 다른 제품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는 등 조기 퇴출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하이닉스는 5개의 8인치 생산라인을 모두 구조조정하게 됐다.

반도체 생산의 주원료가 되는 웨이퍼의 크기는 생산성과 직결된다. 200㎜ 크기의 웨이퍼를 사용하는 라인의 생산성은 300㎜를 이용한 생산라인보다 효율이 30%가량 떨어진다.

하이닉스는 이천(M7)과 청주(M8,M9)를 비롯해 중국 우시(C1)와 미국 유진공장(E1)에서 8인치 라인을 가동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초부터 D램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하자 작년 9월 우시공장 설비를 중국업체에 매각하면서 8인치 라인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이어 지난 7월에는 D램을 생산하는 미국 유진공장을 이달 말까지 폐쇄키로 결정했다. 또 웨이퍼 기준 월 8만장 규모의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는 청주의 M9라인은 이달 말까지만 가동키로 했다.

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는 M8라인을 모바일 D램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고 M7라인에서는 휴대폰에 들어가는 비메모리 반도체인 CMOS 이미지센서(CIS) 등을 생산키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 폭이 커 채산성 악화를 막기 위해 8인치 생산라인을 예정보다 조기 퇴출키로 한 것"이라며 "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업체들의 감산으로 내년 하반기부터 공급과잉 현상이 해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