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악재에 곤혹 … 국정 로드맵은 예정대로

청와대는 16일 미국발 '금융 쇼크'와 관련,"국내 금융시장의 충격은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내심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날 "쇠고기 파문과 9월 경제 위기설 등 잇달아 터진 악재를 겨우 수습하고 국정을 본격적으로 챙기려고 하는데 대형 장애물이 또 하나 생겨 갈길 먼 발걸음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에선 특히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와병과 추경안 처리 지연까지 겹쳐 있는 상황에서,강력한 국정 드라이브를 걸어 올해 중 국정 운영의 기초 공사를 끝내겠다는 '로드맵' 실행에 상당한 부담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그러나 예정된 '정책 로드맵'은 그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미국발 금융대란이 메가톤급이지만 모든 정책 스케줄을 바꿔야 할 정도의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 깔려있다.

청와대의 핵심 참모는 "미국의 금융위기에 대해 오래 전부터 면밀하게 상황을 점검해 오면서 정책에 반영해 왔다"며 "시장에 큰 동요가 지속되지 않는다면 계획된 경제정책 관련 일정을 변경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촛불시위 등으로 정책추진이 지체됐는데 또다시 일정을 재조정하면 실기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배어 있다. 다만 내달께로 예정된 금융산업선진화 방안 발표는 시기 조절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청와대는 정부와 함께 심리적 동요 차단에 적극 나서고 있다. '9월 위기설'과 같은 심리적 동요에 의해 시장이 흔들리면 국정 드라이브에 브레이크가 걸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박병원 경제수석 등 경제라인 참모들은 비상체제를 가동,시장동향을 점검하고 있다.

홍영식/박수진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