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연자실''자포자기'.

미국 금융쇼크로 증시가 폭락한 16일 각 증권사 지점장들이 전하는 영업점 분위기다.

투자원금이 반토막 아래로 추락한 투자자들이 부지기수여서 주식 영업직원들도 고객들의 문의에 제대로 대응하기 힘든 하루였다. 하지만 올 들어 주가 급락을 여러차례 겪은 때문인지 객장은 대체로 조용한 분위기였다.

이홍만 대신증권 마포지점장은 "보통 하루 30∼40명의 투자자가 객장에 앉아 증시 상황을 지켜봤는데 오늘은 오전 내내 너댓명만 다녀갈 정도로 썰렁했다"며 "보유 종목을 어떻게 할 것인지,시장 전망이 어떤지 등을 전화로 물어오는 고객도 간간이 있었지만 속시원한 대답을 내놓지 못해 직원들도 답답해 했다"고 전했다.

배진묵 대우증권 자산관리센터 도곡센터장은 "중국 증시 동향을 예의 주시하던 투자자들이 갑작스러운 미국발 악재에 허를 찔렸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상당수 개인투자자들은 원금 손실이 워낙 커 투자전략 자체를 짤 수 없을 정도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배 센터장은 "그나마 손해를 덜 본 투자자들은 차라리 주식을 정리하고 현금화할지 고민하는 전화도 걸려온다"고 설명했다.

이숙철 동양종금증권 삼성역지점장은 "투자심리가 불안해서인지 '큰손' 고객들의 동향을 물어오는 개인투자자들도 많다"며 "갑작스러운 폭락에 당황한 상당수 고객은 속수무책으로 상황을 지켜만 보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