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마지막 날 터진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신청과 메릴린치 매각 등 미국발(發) 금융위기가 16일 국내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투자자들은 패닉(심리적 공황) 상태에 빠졌고 정부는 긴급회의를 열고 이번 사태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을 논의했다.

이날 증시는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장 초반 96포인트가량 하락하며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제대로 된 반등 한번 하지 못했고 한때 100포인트 넘게 빠지기도 했다.

코스피지수는 1400선이 무너지며 지난 주말보다 90.17포인트(6.10%) 내린 1387.75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37.62포인트(8.06%) 하락한 429.29로 마감했다. 이날 증시는 투매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아시아 각국 증시도 폭락했다. 일본 도쿄 증시의 닛케이 평균주가가 4.95% 떨어졌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4.47% 떨어졌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보다 50원90전 오른 1160원에 마감하며 4년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환율이 하루에 50원 넘게 오른 것은 외환위기 이후 10년여 만에 처음이다.

한편 밤 사이 열린 뉴욕 증시는 장 초반 전날의 폭락세를 멈추고 다소 진정되는 양상을 보였다. 17일 오전 1시30분(한국시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다우존스 지수는 전날보다 27.36포인트(0.25%) 오른 10,944.87에 거래되고 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