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17일 은행업종에 대해 리먼브러더스 파산에 따른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이나 환율 급등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중립' 투자의견을 유지했다.

이 증권사 이준재 연구원은 "리먼브러더스 파산에 따른 국내 시중은행들의 직접적 피해는 크지 않은 것"으로 추정했다. 대부분의 은행들이 리먼과 직접적으로 거래한 규모가 미미하다는 얘기다. 지금까지 은행들이 공식적으로 밝힌 리먼 관련 익스포저는 하나금융 200억원, 기업은행 50억원 내외 등이다.

문제는 글로벌 신용경색이 심화되면서 환율이 급등하고 있는 점이다. 이 연구원은 "환율 급등은 통화정책의 유연성을 제약하고 단기 외화차입에 의존하고 있는 은행의 유동성을 압박해 신용경색을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상당수 수출 업체들의 환헤지 수단이 됐던 키코(KIKO) 관련 손실도 환율 상승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어 기업들이 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중인 점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 연구원은 "글로벌 신용경색과 경기 침체 등 대외 불안 요인을 배제하더라도 은행이 조달비용 상승에 따른 마진 위축, 채산성 악화, 과도한 건설ㆍ부동산 관련 신용 공급 등 직면한 다양한 위협 요인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