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대투증권은 17일 이번 금융위기와 관련해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도 1300선을 지지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 증권사는 이제 남은 금융위기의 화두는 AIG의 파산 여부라 할 수 있고, 그 다음 타자로는 워싱턴 뮤추얼 정도를 꼽았다.

여타 투자은행의 실적 악화는 주요 화두에서 비껴 나간 상태로, AIG가 파산으로 치닫게 될지, 아니면 구제 금융을 통해 새롭게 살길을 모색할지는 아직 장담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미 정책당국이 일정부문의 출혈을 감수하고서라도 금융회사들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할 경우 추가적인 사태악화가 불가피하다는 것.

따라서 현 시점에서 주식시장에 대한 전략은 시나리오별 대응이 불가피한데, AIG가 파산으로 내몰린다면 저점은 1300선으로 상정할 수 있고, 구제책을 통해 새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면 현 수준에서 조정이 마무리될 것으로 봤다.

미 정책당국이 AIG를 직접적으로 구제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금융시스템의 붕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단기적으로는 미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금리인하를 통해서 그 의지를 피력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각국 중앙은행도 금융부문의 부실이 실물부문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정책공조가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 신용경색이 빚어낸 금융위기는 길게 늘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인 매도 추세는 인정해도 기술적 반등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봤다.

한국 증시를 비롯한 이머징 시장에서의 외국인 매도는 이어질 개연성이 높지만 이를 ‘셀 코리아(한국시장 매도)’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시각이다. ‘셀 코리아’라면 주식뿐 아니라 채권도 매도우위여야 하지만 채권시장에서는 아직은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재정거래 유인이 있다 해도 디폴트(채무 불이행) 리스크를 무시하고 재정거래에 참여할 수 없다는 점에서, 재정거래라 해도 한국 시장을 버리는 것으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며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도 1300선은 시장에 창궐하고 있는 리스크를 소화하는 레벨로 보아도 무리가 없다는 진단이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