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과 메릴린치의 뱅크오브아메리카 피인수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휘청대고 있는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AIG의 향방에 쏠리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은 최악의 경우 AIG가 리먼처럼 파산(보호)신청보다는 메릴린치와 같은 해결과정을 밟아갈 것으로 내다봤다.

동양 이재만 연구원은 "개별 금융기관의 부도위험을 나타내는 CDS 프리미엄(5년물)을 보면 AIG는 현재 2118bp로 리먼(642bp)와 메릴린치(312bp)에 비해 높아 상황이 심각한 상태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분간 AIG를 둘러싼 유동성 위기는 지속적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 감소로 이어져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했다.

이 연구원은 "AIG의 순부채 규모가 8712억달러로 메릴린치 다음으로 높다는 점에서 리먼브러더스와 같이 극한 상황으로 간다면 부정적인 파급 효과가 상당히 클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AIG가 리먼보다는 메릴린치와 같은 해결과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됐다.

그는 "리먼의 경우 부실자본 상각 금액이 작년 3분기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한 반면 합병에 성공한 메릴린치의 경우 작년 4분기를 정점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AIG의 경우 올 1분기 193억달러를 정점으로 분기별 자본 손실 규모가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리먼의 경우 향후 자본손실이 추가적으로 우려되는 상황이고 메릴린치의 경우는 우려가 상대적으로 낮았다는 점이 매각 성공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미국의 다른 투자은행이 M&A를 주도적으로 진행할만큼 상황이 좋지 않아 매수자를 찾는 과정과 유동성을 지원받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해결에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