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투자증권은 17일 미 연준의 금리 동결 발표는 현 상황이 금리인하보다 유동성 확대를 통한 위기극복이 더 시급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했다.

박상현 CJ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일반적인 시장 기대와 달리, 미 연준은 금리인하카드가 현 미국 금융위기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할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금융시장이 심각한 신뢰의 문제에 봉착해 있어 금리인하 카드로는 신뢰회복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경기 침체 및 금융시장 불안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풀이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실제로 현 미국 금융위기는 정책금리 인하보다는 유동성 공급확대 등을 통한 금융기관의 유동성과 관련된 신뢰회복이 무엇보다 절실한 상황이며, 정책 금리인하보다는 리먼과 메릴린치에 이어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봉착한 AIG와 워싱턴뮤추얼의 구제방안을 도출하는 것이 미국 금융시스템 붕괴를 막는데 최우선 과제라는 점에서 금리인하라는 정책카드가 후순위로 밀려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AIG에 지원에 대한 미 연준이나 재무부의 입장이 크게 변화되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전까지 지원불가 입장을 고수하던 미 연준과 재무부가AIG에 대한 재산 관리체제 편입을 포함한 가능한 지원방안을 고려중이라는 것.

따라서 미 연준입장에서 정책금리 인하 카드를 조기에 사용하기 보다는 AIG 및 워싱턴뮤추얼 등 대형금융기관의 유동성 위기라는 급한 불을 일단 진화한 후에 정책금리 인하 카드를 사용함으로써 금리인하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한 것으로 해석했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