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용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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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날 수 없는 상황으로 곤두박질칠 때,흔히 '늪'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곤 한다. 요즘엔 "경제침체의 늪으로 빠져든다"는 말이 부쩍 많아졌다. 한번 빠지면 헤어날 수 없는 늪의 특성을 얘기한 듯한데, 이는 늪의 긍정적인 실체를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늪은 갯벌이나 간석지 등과 함께 지구의 콩팥으로 불린다. 수심이 얕아 햇볕이 바닥까지 닿아 온갖 습생식물이 자생하고,이 식물들이 수질을 정화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늪 주변에는 풀,나무,곤충,새들이 서식해 생태계 박물관을 방불케 한다. 늪은 지구 표면적의 6%에 불과하나 생물 종(種)으로 따지면 20%가 넘는다고 한다.
지구환경 보존에 절대적인 이러한 늪이 경제개발이라는 미명아래 훼손되고 있다. 환경론자들이 눈을 부릅뜨고 있는 선진국의 경우에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산업화가 진행되는 개발도상국의 늪지는 여간 심각한 게 아니다. 늪지를 포함한 습지를 보존하고자 국제적으로 맺은 다짐이 '람사르협약'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람사르협약에 따라 강원도 인제의 대암산 용늪이 1997년 제1호로 등록됐다. 특히 용늪은 세계적으로도 드물게 해발 1280 m 에 위치한데다,유난히도 희귀종이 많은 군락지여서 국내외 학자들이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곳이다.
이 용늪이 먼지가 풀풀 나는 맨땅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소식이다. 인근 군부대가 연병장과 스케이트장 등을 만들면서 쏟아낸 토사가 늪지를 메웠다고 하니 그저 아연할 따름이다. 4500년을 간직한 태고의 신비가 사라지는 현장에서 예산문제로 국방부와 환경부가 토닥거리는 모양새도 볼썽사납다.
늪은 경제적 가치로 따질 수 없을 만큼 환경과 생태계 보전에 소중한 보배로 취급된다. 국제적으로 늪지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가는 시점에 람사르협약 총회가 다음달 28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다. 창녕의 우포늪은 온전히 보존되고 있는지,전국의 습지 상태는 어떠한지 꼼꼼히 살펴봐야 할 것 같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
늪은 갯벌이나 간석지 등과 함께 지구의 콩팥으로 불린다. 수심이 얕아 햇볕이 바닥까지 닿아 온갖 습생식물이 자생하고,이 식물들이 수질을 정화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늪 주변에는 풀,나무,곤충,새들이 서식해 생태계 박물관을 방불케 한다. 늪은 지구 표면적의 6%에 불과하나 생물 종(種)으로 따지면 20%가 넘는다고 한다.
지구환경 보존에 절대적인 이러한 늪이 경제개발이라는 미명아래 훼손되고 있다. 환경론자들이 눈을 부릅뜨고 있는 선진국의 경우에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산업화가 진행되는 개발도상국의 늪지는 여간 심각한 게 아니다. 늪지를 포함한 습지를 보존하고자 국제적으로 맺은 다짐이 '람사르협약'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람사르협약에 따라 강원도 인제의 대암산 용늪이 1997년 제1호로 등록됐다. 특히 용늪은 세계적으로도 드물게 해발 1280 m 에 위치한데다,유난히도 희귀종이 많은 군락지여서 국내외 학자들이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곳이다.
이 용늪이 먼지가 풀풀 나는 맨땅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소식이다. 인근 군부대가 연병장과 스케이트장 등을 만들면서 쏟아낸 토사가 늪지를 메웠다고 하니 그저 아연할 따름이다. 4500년을 간직한 태고의 신비가 사라지는 현장에서 예산문제로 국방부와 환경부가 토닥거리는 모양새도 볼썽사납다.
늪은 경제적 가치로 따질 수 없을 만큼 환경과 생태계 보전에 소중한 보배로 취급된다. 국제적으로 늪지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가는 시점에 람사르협약 총회가 다음달 28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다. 창녕의 우포늪은 온전히 보존되고 있는지,전국의 습지 상태는 어떠한지 꼼꼼히 살펴봐야 할 것 같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