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시장 불안 키운 금융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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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는 리먼브러더스 파산 신청이 발표되자 지난 15일 저녁 긴급히 자료를 내놨다. 국내 금융회사들이 피해를 볼 수 있는 최대 손실 가능액(위험노출 금액)이 7억2000만달러에 이른다는 내용이었다. 증권사들의 위험노출 규모는 3억9000만달러였다. 원ㆍ달러 환율을 1000원으로 잡아도 3900억원이나 돼 악화되고 있는 증권사의 수익에는 큰 타격이었다.
이 같은 우려로 다음 날 증권주들은 대거 하한가로 곤두박질쳤다. 그래도 금융감독원 담당자는 "3900억원은 증권사들이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상품 거래를 통해 리먼브러더스에 묶인 돈인 만큼 피해를 볼 수 있는 최대 금액"이라고 거듭 밝혔다. 일부 언론은 이를 그대로 보도했다.
이에 대해 증권사들은 즉각 반박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이 같은 피해가능금액은 과장된 것으로 실제 거래액수는 훨씬 적다"고 강조했다. A증권사 관계자는 "금감원의 피해 금액 집계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리먼으로부터 받아야 할 돈만 계산된 점이다. 리먼에 줘야 할 돈도 있기 때문에 이를 제외하면 피해는 크게 줄어들게 된다"며 항변했다. 청산은 '상계' 후에 정산하는 것이 기본인데 이를 무시한 금감원 조사를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B증권사 관계자는 "금감원이 제시한 금액이 올 6월 말 기준이라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난 6월 말 이후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리먼과의 계약을 차액 정산 등의 방식으로 바꿔왔고 주가 하락으로 ELS의 가치도 떨어져 실제 리먼으로부터 받아야 할 금액은 크게 줄게 된다는 설명이다.
파장이 커지는 양상을 보이자 금감원은 부랴부랴 피해 예상액 재점검에 나섰고 17일 오후 "증권사들의 손실가능금액은 최대 1055억원 수준"이라고 수정 발표했다. 하루 만에 피해액이 2800억원 이상 줄어든 셈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여기에 더해 "1055억원도 모두 손실화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피해는 더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뜩이나 금융시장이 불안하고 어려운 마당에 금융당국이 공연히 혼란만 부채질한 셈이다. 주가 급락으로 피해를 본 증권주 투자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궁금할 따름이다.
김용준 증권부 기자 junyk@hankyung.com
이 같은 우려로 다음 날 증권주들은 대거 하한가로 곤두박질쳤다. 그래도 금융감독원 담당자는 "3900억원은 증권사들이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상품 거래를 통해 리먼브러더스에 묶인 돈인 만큼 피해를 볼 수 있는 최대 금액"이라고 거듭 밝혔다. 일부 언론은 이를 그대로 보도했다.
이에 대해 증권사들은 즉각 반박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이 같은 피해가능금액은 과장된 것으로 실제 거래액수는 훨씬 적다"고 강조했다. A증권사 관계자는 "금감원의 피해 금액 집계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리먼으로부터 받아야 할 돈만 계산된 점이다. 리먼에 줘야 할 돈도 있기 때문에 이를 제외하면 피해는 크게 줄어들게 된다"며 항변했다. 청산은 '상계' 후에 정산하는 것이 기본인데 이를 무시한 금감원 조사를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B증권사 관계자는 "금감원이 제시한 금액이 올 6월 말 기준이라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난 6월 말 이후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리먼과의 계약을 차액 정산 등의 방식으로 바꿔왔고 주가 하락으로 ELS의 가치도 떨어져 실제 리먼으로부터 받아야 할 금액은 크게 줄게 된다는 설명이다.
파장이 커지는 양상을 보이자 금감원은 부랴부랴 피해 예상액 재점검에 나섰고 17일 오후 "증권사들의 손실가능금액은 최대 1055억원 수준"이라고 수정 발표했다. 하루 만에 피해액이 2800억원 이상 줄어든 셈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여기에 더해 "1055억원도 모두 손실화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피해는 더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뜩이나 금융시장이 불안하고 어려운 마당에 금융당국이 공연히 혼란만 부채질한 셈이다. 주가 급락으로 피해를 본 증권주 투자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궁금할 따름이다.
김용준 증권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