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은 재개발 수요로 강세

추석 이후 본격적인 이사철을 맞은 서울 수도권 전세시장은 어떻게 움직일까?

전문가들은 대체로 대단지 입주물량이 몰려 있는 강남권의 경우 새 아파트보다는 기존 아파트에서 전세가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재개발 이주수요 등이 발생하는 서울 강북지역이나 올해 입주하는 아파트가 없는 곳들은 전세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진영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전세시장은 철저하게 수요·공급의 원리에 따라 움직이는 게 특징"이라며 "즉 전세를 찾는 사람에 비해 전셋집이 없으면 전세가는 오르고 거꾸로 전셋집은 넉넉한데 수요가 없으면 전세가는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신규 입주물량도 주변 전세시장에 영향을 준다. 수요자 입장에서 같은 가격이면 새 아파트에 들어가려고 하기 때문에 기존 아파트 전세가는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특히 송파구는 지난 7월과 8월 1만2000여가구에 달하는 리센츠(주공2단지·5563가구)와 파크리오(잠실시영·6864가구)가 입주를 시작한 데 이어 잠실동 엘스(주공1단지·5678가구),장지동 파인타운(1430가구) 아파트 등도 입주를 예정하고 있어 전세가격 약세가 예상된다.

실제 가락동 대림아파트 145㎡의 9월 현재 전세가는 2억6500만원이다. 한 달 전보다 2500만원이나 떨어졌다. 래미안문정 109㎡도 2000만원 하락한 2억6500만원에 전세가를 형성하고 있다.

반면 비강남권 전세시장은 상승세가 전망된다. 일단 입주물량이 적다. 총 6329가구가 예정돼 있는데 이는 올가을 서울 입주물량의 37%밖에 되지 않는다. 특히 비강남권 21개구 가운데 강북·금천·도봉·성동·중랑·중구 등 6곳은 올가을 입주하는 아파트가 단 하나도 없다.

특히 성동구나 마포 중구 등 재개발 이주수요로 인한 전세수요가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조합원들은 대부분 자신이 생활하던 인근에서 전셋집을 찾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보니 재개발이 진행되는 인근에 전세가가 큰 폭으로 뛰고 있다.

실제 성동구 금호동3가 한신휴플러스 105㎡는 한 달 동안 1000만원이 올랐다. 현재 전세가는 2억5000만원 선이다. 성동구 성수동2가 금호타운1차 112㎡형도 역시 1000만원 오른 1억7000만원 선이다.

수도권으로 눈을 돌리면 새 아파트가 본격적으로 입주하는 화성 향남과 시흥 능곡 지역의 경우 전세가격 약세가 예상된다. 올가을 화성 향남에선 5780가구(10곳),시흥 능곡에선 1837가구(5곳)의 입주가 예정돼 있다.

이곳은 수도권 외곽에 위치한 만큼 실수요자 위주의 분양이 이뤄졌던 곳으로 신규 단지 내 전세 물건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잔금 청산을 앞두고 자금여력이 없는 집주인들이 전세로 물건을 많이 내놓고 있어 전세가는 약세를 그리고 있다. 현재 화성 향남에 있는 신성미소지움 112㎡형의 전세가는 8250만원이며 우림필유 105㎡형은 9500만원 선이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