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트웨인은 가난한 탓에 투기를 좋아했다. 항상 일확천금을 꿈꾸면서 광산의 금맥을 뒤지는가 하면,주식에 손을 대 엄청난 빚을 걸머졌다. 베스트 셀러 '톰 소여의 모험'으로 큰 돈을 모았으나,또 다시 주식투자로 쪽박을 찼다. 친구인 로저스의 도움으로 투기에서 벗어난 마크 트웨인은 뼈아픈 말을 남긴다. "일생에서 투기에 손대서는 안 될 때가 두 번 있다. 투기를 해서는 안 될 때와 해도 될 때다. " 물론 도박성 투기는 절대로 하지 말라는 얘기다.

마크 트웨인이 아니라 해도 한탕을 해서 큰 돈을 벌어보자는 욕구는 인지상정인 것 같다. 특히 형편이 어려울수록,자신의 처지가 비참할수록 그 마음이 더욱 절실해진다고 한다. '돈이면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물질만능주의도 한탕주의를 부추기긴 마찬가지다. 그래서 빠져드는 게 도박이다. 2년 전 이 사회를 도박의 광풍으로 몰아 넣었던 '바다이야기'가 극명한 사례일 게다.

최근 들어 도박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고 한다. 불황과 주가폭락이 원인이라는데,경찰집계에 따르면 올 들어 적발된 도박범죄는 7000건에 육박해 이대로라면 연말까지 1만건이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예년에 없는 범죄건수다. 뿐만 아니라 경마의 지난달 매출은 2157억원으로 사상 최대 월매출을 기록했고,로또의 지난달 매출 역시 지난해 동기 대비 무려 45%나 늘었다고 한다. 강원랜드의 카지노부문 1ㆍ4분기 매출은 2005년 이후 최고치로 나타났다.

사행심을 좇아 대박을 꿈꾸는 사람들이 유혹의 바다에 빠져드는 분위기다. "재수 좋으면 팔자까지 고칠 수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에 매달려 '횡재냐,쪽박이냐'하는 모험을 벌이는 지금의 상황은 위험하기만 하다.

막연히 요행을 바라는 '한방인생''한탕인생'의 말로가 어떠할 것인가는 불문가지다. 한 그루 사과나무를 심어 가꾸면서 인생의 긍지와 보람을 느끼는 '명품인생'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들이야말로 미래의 희망을 얘기하고 사회의 건강성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