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중국의 불치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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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먹는 분유로 중국이 온통 난리다. 멜라민이라는 공업용 화학물질이 함유된 분유가 시판돼 3명의 어린 목숨이 세상을 떠났다. 지금까지 6000명이 넘는 갓난아이들이 신장결석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부모들은 이제 뭘 먹여야 하냐고 울분을 쏟아놓고 있다. 선전,광저우 등에선 외국산 분유를 사러 인접한 홍콩을 찾는 쇼핑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중국정부는 비상조치에 나섰다. 문제 업체들의 생산을 중단시켰다. 관련자를 구속하고 고위 공무원들을 해고하는 등 여론 무마에 나섰다. 또 멜라민 분유에 관한 보도를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이 게재한 기사를 인용 보도할 것을 지시했다. 그러나 홍콩에서 분유뿐 아니라 요구르트와 아이스크림에도 멜라민이 들어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보도가 나오자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멜라민 유제품 제조회사는 지방의 조그만 영세업체들이 아니라는 데 문제가 있다. 중국 최대 분유업체인 이리나,올림픽 후원업체였던 멍뉴 등도 끼어 있다. 중국의 식품안전에 대한 불감증은 불치병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공적으로 끝난 올림픽으로 애써 쌓아올린 중국의 국가브랜드는 멜라민 파동으로 큰 상처를 입을 게 분명하다. 중국은 올림픽을 앞두고 식품안전 국가임을 선포했었다. 인공위성을 통해서라도 식품의 유통과정을 추적,안전한 식품을 올림픽 참가선수들에게 공급하겠다는 약속은 지켜졌다. 올림픽기간 중 식품안전 문제가 대두된 적은 없다. 그러나 올림픽 이후의 중국이 식품안전에 관한한 여전히 후진국으로 남아있음이 이번 멜라민 파동으로 드러났다.
중국정부는 멜라민 분유사태를 계기로 유제품 가공업체에 대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구조조정이 한 회사에 힘을 몰아줘 대형화하는 중국식 구조조정 방식이라면 곤란하다는 생각이다. 진정한 구조조정은 의식 개혁부터 이뤄져야 한다. 사람의 목숨은 돈보다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뿌리내리지 못한다면 중국정부의 의도와 달리 '덩치 큰 약골'만을 만들어내는 자충수가 될 게 뻔하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
중국정부는 비상조치에 나섰다. 문제 업체들의 생산을 중단시켰다. 관련자를 구속하고 고위 공무원들을 해고하는 등 여론 무마에 나섰다. 또 멜라민 분유에 관한 보도를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이 게재한 기사를 인용 보도할 것을 지시했다. 그러나 홍콩에서 분유뿐 아니라 요구르트와 아이스크림에도 멜라민이 들어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보도가 나오자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멜라민 유제품 제조회사는 지방의 조그만 영세업체들이 아니라는 데 문제가 있다. 중국 최대 분유업체인 이리나,올림픽 후원업체였던 멍뉴 등도 끼어 있다. 중국의 식품안전에 대한 불감증은 불치병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공적으로 끝난 올림픽으로 애써 쌓아올린 중국의 국가브랜드는 멜라민 파동으로 큰 상처를 입을 게 분명하다. 중국은 올림픽을 앞두고 식품안전 국가임을 선포했었다. 인공위성을 통해서라도 식품의 유통과정을 추적,안전한 식품을 올림픽 참가선수들에게 공급하겠다는 약속은 지켜졌다. 올림픽기간 중 식품안전 문제가 대두된 적은 없다. 그러나 올림픽 이후의 중국이 식품안전에 관한한 여전히 후진국으로 남아있음이 이번 멜라민 파동으로 드러났다.
중국정부는 멜라민 분유사태를 계기로 유제품 가공업체에 대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구조조정이 한 회사에 힘을 몰아줘 대형화하는 중국식 구조조정 방식이라면 곤란하다는 생각이다. 진정한 구조조정은 의식 개혁부터 이뤄져야 한다. 사람의 목숨은 돈보다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뿌리내리지 못한다면 중국정부의 의도와 달리 '덩치 큰 약골'만을 만들어내는 자충수가 될 게 뻔하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