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쇼크'…글로벌 금융공황] 유럽ㆍ아시아 경제 '경착륙 공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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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HBOS 매각 빙산의 일각일 뿐"
러 증시 거래 중지…유동성 위기 조짐
인도ㆍ싱가포르ㆍ대만도 對美수출 타격
미국발 금융위기가 들불처럼 번지면서 글로벌 경제가 경착륙(하드랜딩ㆍhard landing)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에선 금융위기가 본격적으로 실물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세계 1위 경제대국인 미국의 실물경제가 움츠러들면 상당수 나라의 경제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유럽과 중국에서는 '부동산발 위기'가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위기 여파가 일시에 몰아닥칠 경우 세계경제 전체가 휘청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7일 성명서에서 "미 금융위기는 세계경제 성장 전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사태의 규모와 진행 속도는 단기적으로 시장 불확실성을 높였으며 앞으로 금융경색이 심화되는 것도 피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칸 총재의 이런 발언은 미국발 금융위기가 세계경제에 직격탄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IMF는 미국 서브프라임 위기를 반영해 그동안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줄곧 낮춰왔다. 2006년 5.1%,2007년 5.0% 성장했던 세계경제는 올해 4.1%로 낮아질 것으로 IMF는 지난 7월 전망했다.
그러나 8월 말 3.9%로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IMF는 오는 10월 발표할 보고서에서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다시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경제 경착륙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상황은 그만큼 다급하다. 미국에서는 기업들의 돈줄이 막히면서 중소규모 기업들부터 나가떨어지고 있다. 세계 2위 경제권인 유럽도 마찬가지다.
당장은 영국이 위험신호를 받고 있다. 영국 최대의 모기지회사인 HBOS(핼리팩스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는 파산위기에 몰렸다가 경쟁사인 로이즈 TSB에 팔기로 하면서 일단 위기를 넘겼다. 그렇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 이를 계기로 '영국판 서브프라임 위기'가 나타날 것이란 분위기가 팽배하다. 이런 현상을 반영해 영국 FTSE지수는 17일 4912.4를 기록,2005년 6월 이후 처음으로 5000선 밑으로 떨어졌다.
다른 나라도 여유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스페인의 경우 부동산 거품이 붕괴되면서 지난 7월 스페인 사상 최대 규모의 부도(마틴사-파데사 그룹)가 발생했다. 독일의 경기신뢰지수도 1992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동유럽의 경우 더 심각하다. 러시아는 증시가 붕괴 조짐을 보이자 지난 16일부터 거래를 중지시키고 있다. 러시아 최대의 부동산 개발회사인 미락스 그룹은 최근 추진 중인 프로젝트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발 금융위기까지 겹쳐 1998년의 유동성 위기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아시아 국가도 영향권 아래 들어 있다. 일본은 이미 3일 동안 8조엔을 쏟아부었다. 중국은 월가 자본이 부동산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더욱 급해지는 모습이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중국의 부동산발 위기를 경고하고 나설 정도다. 인도도 주력인 아웃소싱 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중국을 비롯해 한국 대만 싱가포르 등은 미국에 대한 수출이 많은 터라 미국 경제가 흔들릴 경우 성장률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
러 증시 거래 중지…유동성 위기 조짐
인도ㆍ싱가포르ㆍ대만도 對美수출 타격
미국발 금융위기가 들불처럼 번지면서 글로벌 경제가 경착륙(하드랜딩ㆍhard landing)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에선 금융위기가 본격적으로 실물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세계 1위 경제대국인 미국의 실물경제가 움츠러들면 상당수 나라의 경제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유럽과 중국에서는 '부동산발 위기'가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위기 여파가 일시에 몰아닥칠 경우 세계경제 전체가 휘청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7일 성명서에서 "미 금융위기는 세계경제 성장 전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사태의 규모와 진행 속도는 단기적으로 시장 불확실성을 높였으며 앞으로 금융경색이 심화되는 것도 피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칸 총재의 이런 발언은 미국발 금융위기가 세계경제에 직격탄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IMF는 미국 서브프라임 위기를 반영해 그동안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줄곧 낮춰왔다. 2006년 5.1%,2007년 5.0% 성장했던 세계경제는 올해 4.1%로 낮아질 것으로 IMF는 지난 7월 전망했다.
그러나 8월 말 3.9%로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IMF는 오는 10월 발표할 보고서에서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다시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경제 경착륙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상황은 그만큼 다급하다. 미국에서는 기업들의 돈줄이 막히면서 중소규모 기업들부터 나가떨어지고 있다. 세계 2위 경제권인 유럽도 마찬가지다.
당장은 영국이 위험신호를 받고 있다. 영국 최대의 모기지회사인 HBOS(핼리팩스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는 파산위기에 몰렸다가 경쟁사인 로이즈 TSB에 팔기로 하면서 일단 위기를 넘겼다. 그렇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 이를 계기로 '영국판 서브프라임 위기'가 나타날 것이란 분위기가 팽배하다. 이런 현상을 반영해 영국 FTSE지수는 17일 4912.4를 기록,2005년 6월 이후 처음으로 5000선 밑으로 떨어졌다.
다른 나라도 여유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스페인의 경우 부동산 거품이 붕괴되면서 지난 7월 스페인 사상 최대 규모의 부도(마틴사-파데사 그룹)가 발생했다. 독일의 경기신뢰지수도 1992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동유럽의 경우 더 심각하다. 러시아는 증시가 붕괴 조짐을 보이자 지난 16일부터 거래를 중지시키고 있다. 러시아 최대의 부동산 개발회사인 미락스 그룹은 최근 추진 중인 프로젝트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발 금융위기까지 겹쳐 1998년의 유동성 위기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아시아 국가도 영향권 아래 들어 있다. 일본은 이미 3일 동안 8조엔을 쏟아부었다. 중국은 월가 자본이 부동산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더욱 급해지는 모습이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중국의 부동산발 위기를 경고하고 나설 정도다. 인도도 주력인 아웃소싱 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중국을 비롯해 한국 대만 싱가포르 등은 미국에 대한 수출이 많은 터라 미국 경제가 흔들릴 경우 성장률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