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야마구치현 우베 72CC] 골프치고 라듐천에 몸담그면 氣가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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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홀로 서일본 최대 규모의 골프장 명성
단정한 숲의 자연미를 살린 아지스 코스
야마구치현은 일본 혼슈 서쪽 끝에 자리한 현이다. 혼슈에서는 대륙과 제일 가까워 고대로부터 한반도를 경유한 대륙의 선진문물을 받아들이는 창구역할을 해왔다. 대마도주의 안내를 받은 조선통신사가 혼슈에 첫발을 내디딘 곳도 이 현의 항구도시인 시모노세키였다. 지금의 현청 소재지인 야마구치시 역시 해외교류로 크게 번성,14세기 중반에는 '서쪽의 교토'라고 불릴 정도였다. 야마구치현은 그만큼 다채로운 문화의 스펙트럼을 자랑한다. 골프환경도 마찬가지다. 특히 우베72CC는 한곳에서 다양한 코스를 체험할 수 있는 골프장으로 유명하다.
■72홀 각기 다른 우베72CC
우베72CC는 72홀로 서일본 최대 규모의 골프장이다. 미국 PGA에서 활약 중인 '탱크' 최경주 선수가 일본투어 2승 중 1승을 챙겼던 코스이기도 해 낯익다. 골프장은 1960년 개장한 아지스 코스,1967년 오픈한 만년호 동코스,1975년 문을 연 만년호 서코스 그리고 2000년 개장한 에바타 코스 등 각 18홀 4코스로 구성돼 있다. 코스별 차별화된 레이아웃으로 다양한 코스를 한목에 체험할 수 있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한겨울에도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지 않아 4계절 골프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아늑한 숲 속에 자리한 우베스파리조트호텔과 함께 깔끔한 일본 정원 풍경을 즐길 수 있는 노천온천도 자랑이다. 특히 노천온천은 라듐천으로 라운드 뒤의 피로를 풀기에 좋다고 한다.
■호수를 감싸고 있는 4코스
아지스 코스는 우베72CC 최초의 코스다. 전장 7115야드로 단정한 숲의 자연미를 살린 레이아웃이 돋보인다. 일본 골프장 설계의 명장인 우에타지가 디자인했다. 페어웨이가 넓은 편이어서 장타 욕심이 나는 코스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곳곳에 배치된 벙커며 워터해저드에 발목을 잡힐 수 있다.
만년호 동코스는 아지스 코스에 이어 개장했다. 최경주 선수가 1999년 일본 JPGA투어에서 우승한 코스로 잘 알려져 있다. 전장 6938야드로 만년호를 둘러싼 코스 풍경이 멋지다. 이 코스 12번 홀이 우베72CC를 대표하는 홀로 꼽힌다. 잔잔한 호숫가의 짧은 홀의 조화가 절묘하다.
만년호 서코스는 일본 JPGA오픈과 우베 홍산오픈의 무대로 활용됐던 완만한 언덕코스다. 전장 6876야드로 여성이나 노년층 골퍼들이 선호한다. 탁트인 전망이 일품으로 편안하게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
그러나 벙커며 워터해저드가 교묘하게 배치돼 있어 만만하게 볼 수는 없다. 특히 오른쪽으로 휜 도그레그 홀인 4번 홀은 티샷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티샷이 떨어지는 지점의 오른쪽에 연못이 있고 왼쪽에는 벙커가 도사리고 있어 제 스윙을 하기가 어렵다.
에바타 코스는 코스 설계의 마술사라고 통하는 로버트 볼레키가 디자인했다. 연못 풍경을 최대한 살린 코스 레이아웃이 자랑이다. 초급자에서부터 상급자까지 모두 즐길 수 있게끔 꾸몄다. 오른쪽으로 연못이 있는 2번 홀과 연못과 습지대,벙커로 난이도를 조절한 6번 홀이 난코스로 꼽힌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