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가 3차례 고배를 마신 끝에 결국 FTSE 선진국 지수에 편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FRB의 AIG 구제책에도 불구하고 지난 밤 미국 증시가 폭락해 18일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또 다시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과연 FTSE 선진국 지수 편입이 메마른 국내 증시에 단비가 될 수 있을 지 주목되고 있다.

▲ 편입 효과는?

전문가들은 FTSE 선진국 지수 편입 시 기대되는 긍정적인 효과로 국내 증시 재평가와 선진시장 투자 펀드의 자금 유입을 꼽고 있다.

신영증권은 "현재 한국 증시의 PER는 9배로 선진 시장의 11.6배에 비해 약 22% 저평가돼 거래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선진국 수준으로 재평가되는 계기가 될 것이며, MSCI 선진국 편입에 대한 기대감도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우증권은 "편입 시 한국은 선진시장 내 시가총액 비중이 12위(8월31일 기준)를 차지하게 된다"며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는 포트폴리오 구축에 있어 이전보다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질 가능성이 높고, 주요 글로벌 펀드에서 한국 비중이 확대될 것"이라고 점쳤다.

수혜 업종은 글로벌 섹터 비중 대비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거나 저평가된 업종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신영증권은 "세계적인 역량을 가진 조선, IT, 해운 업종과 비중이 낮았던 금융주에게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대신증권은 선진국 대비 저평가된 경기소비재, 산업재, IT, 금융 섹터 등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개별 종목으로는 업종 대표주지만 외국인 지분율이 낮은 종목에 관심을 두라고 했는데, 해당 종목은 롯데미도파, SK네트웍스, 하이트홀딩스, SKC, 미래에셋증권, 두산, 두산중공업, 현대증권, 삼성카드, 삼성전기, 대우증권, 대한항공, 대우건설, STX조선, 한국가스공사, 현대건설, LS, 두산인프라코어 등을 선정했다.

▲ 과연 득(得)만 있나?

하지만 FTSE 선진국 지수 편입이 반드시 호재만은 아닐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신흥시장 분류에서 이탈되기 때문에 해당 시장에 투자하는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단기적으로 봤을 때, 글로벌 돈줄이 막혀있는 현 상황에서 과연 선진 시장에 투자하는 자금이 국내에 발을 담글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즉 신흥시장 펀드, 특히 신흥 인덱스 펀드가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고 선진시장의 자금이 들어오지 않는 최악의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우려다.

삼성증권은 "종합해서 볼 때 선진국 지수 편입은 중장기 구조개선에 기여할 것이나 단기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선진국 지수 편입을 근거로 추세 반전을 거론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