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세계 금융 위기 불안감이 다소 진정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18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등 6개 주요 중앙은행이 통화스왑 한도증액을 통해 달러화 유동성을 높이기로 합의한데 이어 미국 정부가 금융 위기를 타계해나갈 강력한 의지를 보임에 따라 최근 쏟아졌던 금융 악재들이 다소 누그러지고 있는 분위기다.

1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30분 현재 전날보다 31.30원이 하락한 1122.00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개장과 동시에 매도세가 강하게 나타나면서 전날보다 33.30원이 급락한 1120.00원으로 출발했다. 이후 역내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1120원대 후반에서 매수 매도세가 공방을 벌인 뒤 다시 1120원 초반대로 밀려나고 있다.

밤사이 미국 정부가 보다 포괄적인 금융 위기 해결책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전 세계 금융 시장에는 유동성 위기 해결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됐다. 미국 의회의 한 관계자는 헨리 폴슨 재무장관이 금융 시스템의 극심한 동요에 대응해 의회에 금융권 부실 대출을 매입해줄 기구 설립 방안을 타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1989년 저축대부조합 업계 붕괴 당시 뒷처리를 위해 만들어졌던 정리신탁공사(Resolution Trust Corp)와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18일 원달러 환율시장 마감직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영란은행(BOE), 캐나다중앙은행(BOC), 스위스중앙은행(CNB) 등 6개 주요 중앙은행이 통화스왑 한도 증액을 통해 1800억 달러의 달러화 유동성을 시장에 추가 공급하기로 합의한 것도 환율시장의 안정을 유도하고 있다.

이에 밤사이 열린 뉴욕 증시는 장 막판 폭발적인 랠리를 펼치며 다우지수, 나스닥지수 등 3대 주요 지수들이 4~5% 가량 급등해 2002년 10월 이후 최대 일일 상승률을 기록했다.

역외 환율도 금융 위기 불안감이 줄어들면서 약세를 보였다. 밤사이 뉴욕 선물환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개월물 기준으로 1123/1128원에 호가를 출발한 뒤 결국 1120/1123원에 최종 호가를 형성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밤사이에 세계 금융위기 불안감을 진정시키는 굿뉴스들이 잇따랐다"면서 "그러나 금융 악재들이 모두 소멸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분간 원달러 환율은 큰 폭으로 변동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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